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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원 자긍심 세우는 처우 개선 시급하다

얼마 전 정부는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7% 인상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교원을 포함한 공무원들은 정부가 작년처럼 최저임금 인상률을 공무원 보수에도 그대로 적용하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1.7% 인상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인 2.6%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공무원 보수 실질 인상률은 더욱 하락될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이러한 우려 속에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보수인상률 결정 등을 위해 공무원보수위원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교총은 지난 12일 교원보수 10% 이상 인상, 제수당 인상 등을 인사혁신처에 요구했다.

 

‘국가공무원법’에는 공무원 보수 결정 원칙으로 ‘물가 수준을 고려하고, 민간 부문의 임금 수준과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도록 분명히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이런 원칙은 지난 몇 년간 지켜지지 않았다. 물가 수준을 고려해 보수를 결정해야 함에도 교원을 포함한 공무원 보수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고통 분담이라는 이유로 물가상승률과 관련 없이 계속 낮게 책정됐다.

 

실제 최근 3년간 공무원 보수인상률은 평균 1.3%인 반면,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 평균은 3.7%로 약 3배 차이가 난다. 최근 3년 누적 소비자 물가상승률 대비 공무원 보수인상률을 비교하면 공무원 보수 실질 인상률은 –7.2%로 사실상 보수가 삭감된 상황이다.

 

법에 명시된 보수 원칙 외면받고 있어

희생만 강요한다면 교육 더욱 어려워져

 

더욱이 민간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공무원 보수가 어느 수준인지 나타내는 지표인 ‘민간대비 공무원 보수 수준’은 지난 10년간 평균 85.5%였으며, 2022년엔 83.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동일 지표의 2000년대 초반 최고점인 95.9%와 비교하면 10% 이상 차이 난다. 공무원 처우는 개선이 아니라 개악을 거듭한 셈이다.

 

신규 및 저연차 교사일수록 처우의 열악함은 심각 수준을 넘어서 처참한 지경이다. 올해 신규교사의 임금 실수령액은 약 231만 원으로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가 조사한 2023년 비혼 단신 근로자 생계비 246만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결국 미래를 위한 저축, 내 집 마련은 고사하고 생계유지에 필요한 최소 비용에도 미치지 못하는 보수를 받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이지만 교원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양성하고, 제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앞날을 열어준다는 사명감으로 버티고 있다. 길고 긴 팬데믹 시기엔 교육력 약화를 막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반면 정치권에서 남발하는 사회복지 정책을 수행하는 학교는 교육기관인지 복지기관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서이초 사건으로 대표되는 교권 침해 사건은 여전히 교사를 멍들게 하고, 각종 민원으로 심신은 지쳐가고 있다.

 

이러한 녹록지 않은 현실을 정부는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 더 이상 법에 명시된 원칙을 무시한 채 보수삭감과 다름없는 인상률을 결정하는 잘못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교육의 질은 교원의 질을 넘어설 수 없고, 교육의 성과는 교원의 사기와 열정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교총과 교원들의 보수 인상 요구는 무조건 월급이나 수당을 올려달라는 막무가내식 주장이 아니다. 열정과 희생만으로 감내하기 힘든 학교 현장의 어려운 현실을 정부가 제대로 파악하고 합당한 보수 인상을 통해 교단의 사기를 올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더 늦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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