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딸 1명, 아들 1명 자녀를 두고 있다. 두 자녀 모두 30대 초반인데 둘 다 미혼이다. 그런데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모두 1인 가구다. 딸은 성남시에서, 아들은 서울에서 살고 있다. 1인 가구 자식을 둔 부모로서 가장 큰 걱정은 “우리 자식들이 하루 세끼 꼬박 식사를 챙겨 먹을까?”이다. 제대로 식사를 해야만 건강이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얼마나 될까? 해마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22년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4.5%인 750만2000가구. 연령대별 비중은 29세 이하 19.2%, 70세 이상 18.6%, 30대 17.3%, 60대 16.7% 순이다. 1인 가구의 지역별 비중은 경기가 21.8%로 가장 높게 나왔다. 수원시정연구원은 올해 3, 4월 수원 거주 19세 이상 1인 가구 1075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1인 가구의 62.5%는 자발적, 36.3%는 비자발적 이유로 혼자 살고 있다고 답했다. 자발적 이유든 비자발적 이유든 하루 세끼는 챙겨 먹어야 한다.
이와 같은 실태를 정확히 파악했을까? 수원시건강가정지원센터는 수원시 거주 남성 1인 가구 10명(연령 무관)을 대상으로 12일과 19일 2회기에 거쳐 매산동어울림센터 2층 공유주방에서 '나를 위한 제대로 된 한 끼 식사 ‘잘먹고 잘살自’ 요리교육'을 가졌다. 12일에는 ‘새우 멘보샤+새우탕 만들기’를 했고 필자가 찾은 19일에는 ‘김장김치+수육 만들기’를 했다.
참가자 10명의 연령대가 궁금했다. 20대 2명, 30대 3명, 40대 3명, 50대 2명이다. 담당자에게 지난주 교육 반응을 물으니 우선 출석률이 높고, 눈빛이 초롱초롱하고, 질문이 많고, 교육 후에도 참가자들이 귀가하지 않고 정보를 공유했다고 전해 준다. 접수 시에도 교육대상자가 금방 마감되었고 대기자까지 있었다 하니 그 관심과 열기가 짐작이 간다.
‘잘먹고 잘살自’ 프로그램은 왜 하는 것일까? 요리 프로그램 수강생은 대부분이 여성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남성들도 요리에 관심이 많고 실제 수업에도 참여한다. 특히 수원시건강가정지원센터 프로그램은 요리의 이론과 실제를 하고 있다. 교육생 뒤에서 참관을 하니 주요 영양소 7가지를 소개하고 그 영양소가 들어간 대표 식품과 음식을 알려 준다.
몸에 좋은 식품을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 견과류, 유제품, 허브와 향신료, 식이 섬유가 풍부한 식품과 과일, 채소, 통곡물, 단백질 식품의 특징과 구체적인 재료를 설명한다. 섭취해야 할 탄단지(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세 가지 중요 영양소) 비율이 4:4:2임을 강조한다. 한식, 양식, 지중해식의 건강한 밥상의 예를 든다. 마지막엔 형성평가도 한다.
이제 드디어 실습이다. 무수분(無水分) 수육은 재료가 간단하다. 통삼겹살 1kg, 소금, 후추, 대파 2개, 양파 1개, 식용유가 전부. 임수진 강사는 만드는 방법과 과정을 설명하며 시범을 보인다. 10명의 눈동자가 반짝이는 순간이다. 오겹살이 완전히 익는데 약불로 40분∼1시간 소요가 되었다.
다음은 김장김치 담그기. 주부들도 힘들어 하는 김장이다. 절임배추 3포기, 무 1.5kg, 쪽파 300g, 갓 300g, 대파 2개와 부재료, 양념이 준비되었다. 절임배추 물기 제거 방법, 육수 끓이기, 찹쌀풀 만들기, 무와 쪽파, 갓 썰기, 양념 섞기, 채소 섞기, 김장 양념 배추에 발라주기, 배추끝장 이용해 감싸주기, 김치통에 보관하기 순서로 시범을 보고 실습이다.
교육의 힘이 이렇게 위대하단 말인가?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니 남성 수강생 10명은 김장김치 담그기 선수가 되었다. 자신감이 넘친다. 직접 담근 김치가 맛있어 보인다. 귀가하여 반복실습해 김치를 담근다면 센터가 목표로 하는 지속가능한 식생활을 할 것으로 보았다. 다가오는 겨울철이 두렵지가 않다. 김장김치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교육 참가자 송병원 씨는 “인터넷에서 교육생 모집을 보고 참가하게 되었는데 이제 밥 해먹고 조리하는데 자신감이 생겼다”며 “참가비 1만 원에 이렇게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니 놀랍기만 하다. 수원시에 감사드린다. 엄마가 아들이 요리해서 먹는 것 걱정하셨는데 한시름 놓았다고 하셨다”했다.
박기웅 씨는 “직장 동료와 같이 왔다.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흥미가 있어서 참가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내가 만든 김치로 수육을 싸서 먹어보니 맛이 일품이었다. 그러나 엄마 김치를 따라가려면 아직 부족함이 많다”고 고백했다.
이혜민 담당자는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 한 달간의 식생활 실천 다짐 인증을 실시하면 ‘제로 웨이스트 키트’를 받을 수 있는 사후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타 사업과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며 추후 가정에서의 활용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