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면 인사를 합니다. 일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인사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나요? 인사하는데 뭔 ‘용기’까지나? 라고 반문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분명 ‘용기’를 필요로 하는 행동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길을 가는데 친한 사람을 만납니다. 그럴 땐 손을 흔들며 밝은 미소와 함께 큰소리로 인사를 합니다. 하지만 약간 서먹한 분을 길에서 만납니다. 동네에서 편안한 차림으로 인사를 하려니 민망해서 살짝 얼굴을 돌려 스쳐 지나가는 경험해 보셨지요? 이럴 때 인사 안 한 것이 못내 찜찜합니다. ‘안녕하세요’라는 말 한마디와 간단한 목례 정도면 되는데 말이죠. 이것이 인사를 일상의 평범한 ‘용기’라고 말하는 까닭입니다.
용기가 필요한 인사
우리는 태어나서 사회적 관계를 시작하면 ‘인사’를 배웁니다. 부모님들이 이웃이나 지인들을 만나면 어린 자녀에게 “안녕하세요, 라고 말해야지”라며 교육합니다. 아이들은 이유도 모른 채 부모님이 하라고 하니 합니다. 인사를 하고 나면 어른들이 좋아하고 칭찬합니다. 그것을 통해 어린아이들은 인사라는 것은 좋은 행위, 옳은 행위며 도덕적으로 중요한 행동이라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처음에는 누구에게나 인사를 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자라면서 부모의 모습을 보고 모든 사람에게 인사하는 것은 아니라고 배웁니다. 인사해야 할 사람과 인사하지 말아야 할 사람을 구분 짓기도 합니다.
우리는 내 삶의 주인이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인사를 하는 것입니다. 내 삶의 공간으로 들어온 사람을 환대할 이는 주인만이 가능합니다. 내 삶의 공간에 지나가는 모든 이는 내가 환대해야 할 손님입니다. 그 손님이 인사를 하든 하지 않든 신경 쓸 일이 아닙니다. 그냥 내가 할 일을 할 뿐입니다. 인사는 남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합니다. 인사를 받은 상대방도 기분이 좋아지지요. 나와 남을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선생님, 저는 친구한테 안녕하고 이야기하는데요, 친구는 저한테 인사를 안 해요. 그래서 기분 나빠서 저도 안 하려고요.”
인사를 하면 상대방이 꼭 받아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는 인사는 무조건 상대방과 내가 주고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가 인사를 안 하면 나도 안 하겠다는 마음이 만들어집니다. ‘기브 앤 테이크’로만 결론짓게 되면 결국 둘 다 인사를 하지 않게 되겠지요. 이런 학생에게 이렇게 답해주면 좋겠습니다.
“인사는 용기가 필요한데, 너는 용기 있는 사람이구나. 친구도 마음속에는 인사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서 그렇단다. 그러니 용기 있는 네가 친구들에게 인사를 먼저 많이 해주면 좋겠다. 아마도 어느 날은 너에게 용기를 내어서 인사말을 하게 될 거야.”
우리 반 인사법 만들고 연습하기
인사는 긍정에너지입니다. 교실을 밝게 만들어 주는 일이지요. 인사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 다함께 우리 반 인사법을 만들어서 연습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등교해서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올 때 “안녕, 오늘도 행복한 날이야” “안녕, 날씨가 좋네” 등 밝은 목소리로 인사하기 등으로 정해보십시오. 그리고 꼭 모두가 인사를 연습할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침, 교실의 문이 열릴 때마다 학생들의 밝은 목소리로 전해지는 인사는 교실의 행운을 가지고 올 겁니다.
혹시나 인사를 잘하는 교실을 만들겠다고 우리 반 인사 왕을 뽑아 상을 주려는 계획을 세웠다면 멈추면 좋겠습니다. 칭찬스티커나 상 때문에 인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사는 모두가 함께 존재하는 사람으로서 소중하고 감사함을 알게 해주는 일입니다. 그런데 인사 왕은 한 사람만 중요한 사람으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인사가 행복하고 즐겁고 용기 있는 행동이 되게 하는 것은 학생들의 인사에 환한 얼굴로 답하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를 주는 일, 인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