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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교는 필수공익사업장이다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교육공무직 등의 파업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연례화되고 있다. 지난달 21~22일 대구지역 학비연대가 파업에 들어가면서 학교 돌봄·급식 등이 차질을 빚은 데 이어 6일엔 전국학비연대가 1차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학교 현장은 이러한 파업으로 몸살을 앓은 지 오래다. 지난해에도 대전지역 학비노조 급식 조리원의 장기 파업으로 초등학생들이 두 달 가까이 시판도시락을 먹는 일이 발생했다. 어린 학생들에게 학교급식은 식단의 위생 상태 보장과 균형 잡힌 영양소 공급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파업으로 인해 중요한 급식이 차질을 빚는다면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불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학부모들이 학교 복귀 반대 청원서와 전근 동의 서명서를 교육청에 전달하고 국민청원에 나섰을까. 미래 시대를 책임지는 학교가 언제까지 파업 대란에 희생양이 돼야 하는지 의문이다.

 

물론 학비노조원들도 힘든 업무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노동자의 권리인 파업권은 존중돼야 한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매년 되풀이되는 파업에 부정적인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바로 학생을 볼모로 하기 때문이다. 굳이 학기 중에 파업을 강행함으로써 아이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은 파업의 당위성도 찾기 힘들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결국 노동조합법 개정을 통해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야 한다. 필수공익사업장은 노동자의 파업권과 관련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사업장은 반드시 일정 규모로 업무를 유지하도록 하는 필수유지업무제도에서 지정한 사업장을 말한다.

 

매년 되풀이되는 파업에 모두가 피해

최소한의 보호장치 마련 미룰 수 없어

 

필수유지업무는 통상 교통, 수도, 전기 등의 공급 사업이 해당되며, 이게 시행되면 파업에 돌입할지라도 일부 인원은 정상 근무에 임해야 한다. 여기에 학교를 포함한다면 노동자의 파업권도 보장하면서 교원의 수업권을 확보하고 학생 건강, 학습권을 보호할 수 있다. 이미 주요 선진국에서는 학교 구성원 파업 시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있다.

 

현장 교원들도 같은 학교 구성원의 파업에 부정적이다. 교총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원 86.5%가 파업에 반대했다. ‘학사일정 파행, 정상적 교육활동 위축 등의 영향을 받는다’는 이유에서다.

 

학교는 지식을 전하고, 삶의 지혜를 가르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기관이다. 이러한 기관을 필수공익사업장에서 제외한다는 것은 ‘학교 교육’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 학교는 파업의 여파를 오롯이 감내해왔다. 파업 기간에 학교는 단축수업·재량휴업·수업파행 등 비정상적인 운영을 해야만 했다. 여기에 학생, 학부모들의 불만도 직접 맞닥뜨렸다. 학교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현재 국회에서는 법 개정이 발의된 상태다.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사회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영유아나 학생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소한의 보호장치인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이제는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 학생, 학부모, 교원에게만 전가되는 일방적 피해를 외면하지 말고, 교육 회복 관점에서 지혜를 모아 즉각 시행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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