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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이게 오늘 아침 광교산에서 주운 담배꽁초입니다”

하광교 소류지 산불관리초소 정석원 산불감시원 한 마디

 

우리 부부의 약속 하나, 월 2회 산행이다. 연 24회가 목표다. 주로 칠보산과 광교산을 오른다. 3.1절 아침, 오늘의 목표는 광교산이다. 올해 6번째 산행이다. 광교산은 수원시민의 허파다. 용인시, 의왕시에도 걸쳐 있어 3개 시민의 휴식처요 안식처다. 체력단련장 구실을 톡톡히 한다. 전국에 이미 알려진 명산이다.

 

광교산 제3코스를 택했다. 이 코스는 경동원∼하광교 소류지∼종루봉(비로봉)이다. 오전 시각, 하광교 소류지에 도착했다. 하광교 소류지 산불관리초소가 보인다. 산불감시원 두 분을 보았다. 한 분은 초소를 지키고 한 분은 산속을 순찰하면서 활동한다. 여기서 장안구 소속 산불감시원 정석원 씨를 만났다. 붉은색 옷 가슴에 단 명찰을 보니 산불전문예방진화대다. 즉, 산불을 예방하고 산불 발화 시 진화업무를 맡은 것이다.

 

 

필자가 먼저 말을 걸었다.

“날씨가 건조해 산불위험이 높습니다. 산불예방에 수고가 많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오늘 아침엔 등산로 쓰레기 줍기를 1시간 동안 했습니다. 주 업무는 아니지만 보기 흉해 주웠습니다. 그런데 담배꽁초도 많이 나와 저도 놀랐습니다.”

 

여기서 시민기자 정신이 나왔다.

“혹시 오늘 주운 쓰레기 제가 볼 수 있습니까? 카메라 출동으로 산불조심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려 합니다. 협조해 주시겠습니까?”

“예, 가능합니다. 저 따라 오시지요. 저쪽 쓰레기장에 함께 가시지요.”

 

 

헉, 쓰레기장이라? 산속에 있다면 이것 문제 아닌가? 산속이 아니다. ○○기도원 안에 도착해 보니 감시원이 말한 쓰레기장은 ‘건설폐기물 트럭 적재함’이다. 적재함에 자루에 담긴 쓰레기가 가득 차 있다. 감시원은 자신이 갖다버린 비닐봉투 하나를 찾아 냈다. 그러더니 쓰레기를 쏟는다. 각종 쓰레기가 보인다. 주로 비닐, 휴지, 과일껍질, 담배꽁초, 라이터 등이다. 담배꽁초가 수 십 개 보인다. 담뱃갑도 보았다.

 

감시원 협조 아래 즉석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정 감시원은 올해 2월 1일부터 근무를 시작, 5월 15일까지 근무한다고 한다. 작년에도 겨울철에 1달 반 정도 근무했다. 사는 곳은 장안구 조원동이다. 나이는 내 나이 또래다. 키도 크고 건강관리를 잘해서인지 건장한 신중년으로 보인다.

 

제일 먼저 광교산을 찾는 시민들에게 당부사항을 물었다. 그는 시민의식 부재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지적한다. 공공장소에서의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 및 음주 행위는 아니된다고 강조한다. 특히 산에서의 쓰레기 무단 투기 문제가 심각하며, 쓰레기를 눈에 안 띄는 곳에 숨기는 행위까지 보았다. 어른들의 잘못된 행동이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 구조를 지적하기도 했다.

 

 

광교산 보호를 위한 당부로는 광교산의 쓰레기 문제와 산불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산불 예방을 위해 감시초소 앞에 있는 화기물 보관함에 라이터, 성냥 보관 및 건조기에 대한 경각심 필요성 언급한다. 수원시민의 허파와 같은 광교산의 소중함을 인지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 제시한다. 당연한 지적이다. 산불예방에 시민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우리 부부, 봄날씨 같은 상온 날씨에 목도리 풀어 헤치고 조끼는 벗어 배낭에 넣었다. 등산로가 마른 낙엽으로 뒤덮였다. 산 전체가 낙엽이다. 만약 불이 난다면 이 낙엽들은 붌시개 역할을 한다. 그럼 화마가 순식간에 퍼진다. 대형산불로 이어지는 것이다. 관리초소 앞 현수막 문구가 떠오른다.

“산림내 흡연 및 취사금지” “산불 없는 푸른 숲, 여러분의 작은 실천이 만듭니다” -장안구 공원녹지과-

 

 

이런 현수막도 보았다. “산불에 설마없고 처벌에 예외없다” 실수로 산불을 내더라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화기 인화물질, 발화물질을 지니고 산에 들어가는 경우 과태료 부과대상임을 알리고 있다. -수원특례시-

 

 

우리 부부는 오랜만의 산행에 피톤치드 마시며 목적지인 종루봉에 올랐다. 등산객이 제법 많다. 가족 단위, 친구 단위, 단체 산행도 보았다. 망해정(望海亭) 정자와 신라시대 최치원(崔致遠)과의 인연 이야기를 읽었다. 기록 사진도 남겼다. 그런데 사람이 다녀간 흔적이 보인다. 시민 정신을 상실한 무분별하게 버려진 쓰레기가 바로 그것. 그냥 갈 수 없다. 아내는 배낭에서 작은 비닐봉투 하나를 꺼낸다. 오늘 부부 산행 1일 1선은 하산하면서 ‘쓰레기 줍기’다.

 

문득 정석원 감시원의 말이 떠오른다. “흡연은 아무런 영양가가 없습니다” “수원시민으로서 광교산 혜택을 받는 대신 광교산 사랑 자긍심을 가져야 합니다” “공중도덕 지키는데 어른들이 본이 되었으면 합니다” “숲이 산불 피해를 입으면 복구하는데 몇 십 년이 걸립니다. 많게는 100년이 소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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