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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1) 書堂의 EQ교육

떡4개 셋 가르기


서당 훈장이 아이들에게 물었다. 지금 아이들 셋이 놀고 있는데 지나가던 아저시가 떡 4개를 주며 똑같이 나누어 먹도록 하라하고 갔다. 어떻게 갈라먹어야 되느냐고 물었다. 그 대답은 두 갈래로 나왔다. 셋이 하나씩 나누어 먹고 나머지 하나는 셋으로 똑같이 나누어 먹는다는 것이 그 대답의 하나다. 그와 다른 대답은 셋이 하나씩 나누어 먹고 나머지 하나는 지방보살님에게 바친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길가에 지장보살로 불리우는 돌부처가 널려 있었으며 소원을 빌거나 잘못이 있으면 이 지장보살에게 곧장 빌곤했던 것이다.


훈장은 어느 쪽이 맞고 어느 쪽이 틀렸다는 것을 명시해야 할판이다. 아마 오늘날의 스승들 같으면 예외없이 셋이 하나씩 갖고 나머지 하나를 삼등분하는 것이 맞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옛 서당에서는 남은 한 개의 떡을 삼등분하는 것이 맞지 않고 곁에 있는 지장보살님에게 바치는 것이 맞는 것으로 가르친다. 왜 이렇게 맞고 맞지 않고가 달라지는가하면 교육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머지 하나를 삼등분해서 나누어 먹는 것이 옳다는 것은 IQ로 측정되는 지능교육이요, 나머지 하나를 지방보살님에게 바치는 것이 옳다는 것은 EQ로 측정되는 심정교육인 것이다. 우리 옛 스승들은 이렇게 지능보다 심정을 중요시했고 사물사리 사고를 할 때 심정은 지능 보다 우위개념이었다.


전통교육을 이해하는 서당의 떡 시리즈 하나를 더해본다. 서당에서 ‘동몽선습(童蒙先習)’을 떼고 책씻이를 하게 됐다. 책 뗀 것을 축하해서 자모들이 떡을 쪄와서 아이들에게 먹이는 잔치가 책씻이다. 훈장이 떡을 앞에 갖다놓고 말했다. 밖에 볼일이 있어 밖에 나갔다 오겠으니 그 사이에 떡이 먹고 싶으면 하나씩 먹어도 되나 훈장이 돌아올 때까지 먹지않고 참은 아이에게는 떡을 두 개씩 준다하고 나갔다. 훈장이 나가자 마자 달겨들어 하나씩 집어 먹는 아이들과 훈장을 기다렸다 두 개씩 먹는 아이들이 갈라질 것이다.

참고 억제하는 법


이 떡 시리즈는 하고 싶은 욕망이나 욕구를 참지 못하고 실천하는 것보다 이를 참고 억제하면 보다 크고 좋은 이득이 돌아온다는 은연중인 교육이 내재되고 있음을 알게된다. 이 역시 심정을 중요시하여 심정을 떡잎부터 주입시키는 전통교육의 본질을 가늠케 해준다. 여태까지는 머리만 좋으면 성공하는 IQ 지상주의요 IQ인간을 길러내는 것이 학교교육의 지상목표였으며 좋은 스승 여부의 잣대도 바고 IQ를 얼마나 잘 높이느냐로 측정됐다해도 대과는 없다.


한데 국내외에서 IQ인간으로부터 EQ인간으로 전환돼야하며 인간을 성공시키는 요인으로써 IQ보다 EQ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이 EQ파고는 스승의 존재방식을 근본부터 바꿔놓게끔 여세를 몰아갈 조짐이기도 한다. 곧 아이들 마음의 후주머니에 지능을 채우던 종전의 스승에서 지능대신 심정을 채우는 스승으로의 변신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

 

다행히 우리 전통사회는 지능존중사회가 아니라 심정존중 사회였기에 심정을 풍요하게하는 관습이 풍부하며 그 관습들이 각광받을 날이 멀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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