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입니다. 선생님들께 따뜻한 차를 대접하고 싶지만 일일이 뵙지 못해 아쉽습니다. 부득이 돈으로 준비했습니다. 바로 ‘1000만 원’ 입니다.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적어야 한다는 겁니다.
‘적자생존’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뜻이죠. 저는 이걸 ‘적으면 1000만 원’으로 개량했습니다.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요? 지금부터 제 사례를 찬찬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적는 습관에서 답을 찾다
얼마 전, 보일러가 고장 났습니다. 즉시 고객센터에 문의했죠. 상담원께서 해결법을 알려주셨습니다. 하지만 서투른 저는 일만 키우고 말았습니다. 결국 수리 기사님께서 직접 방문해 주셨습니다. 결국 2명의 기사님께서 3번 방문해 주신 끝에 4일 만에 녀석을 고칠 수 있었습니다.
며칠 뒤, 보일러가 다시 뻗었습니다. 하지만 걱정 없었습니다. 이럴 줄 알고 적어놓았기 때문입니다. 제 블로그에 보일러 수리 후기를 남겼는데, 그걸로 직접 해결할 수 있었거든요.
다른 예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세금 이야기입니다. 많은 선생님께서 ‘교사는 세금과 관계없다’고 생각하십니다. 대체로 맞는 말입니다. 교사는 보통 연말정산만 하면 됩니다. 학교에 근무할 땐 행정실에서, 퇴직 후에는 공단에서 알아서 처리해 줍니다.
하지만 퇴직 후에도 일을 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연금소득에 근로소득까지 생겼으니, 종합소득세를 신고해야 하죠. 평생 해본 적 없는 세금 신고를 하랍니다. 이제 어떻게 하죠? 가장 쉬운 방법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입니다. 하지만 당연히 비용이 들죠. 적어도 5만 원은 나옵니다. 그렇다고 근처 세무서에 가면? 5월의 세무서는 정말 바쁩니다. 느긋하게 물어볼 분위기가 아닙니다. 결국 비용을 아끼고 싶으면 스스로 신고해야 합니다.
제 아버지는 고등학교에서 퇴직하셨습니다. 지금은 아파트 미화원이 되셨죠. 자연스레 연금과 월급이 동시에 들어옵니다. 이제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겠죠? 그걸 제가 매년 해드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한 게 생깁니다. 도대체 평교사인 저는 그걸 누구에게 배울까요? 정답은 간단합니다. 바로 ‘1년 전의 나’ 입니다. 제가 작년에 종합소득세 셀프 신고하는 방법을 블로그에 남겼거든요. 세무서에 물어보고, 세무사님께 교차 검증한 걸 정리했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홈택스 사이트가 낯설어도 문제없습니다. 과거의 제가 오늘의 저에게 친절히 안내해 주니까요.
5만 원이 주는 ‘나비효과’
‘고작 5만 원이잖아? 무슨 1000만 원?’
맞습니다. 이건 5만 원 아끼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5만 원은 사실 5만 원이 아닙니다. 1000만 원이에요.
지금 검색창에 ‘대출이자 계산기’를 쳐보세요. 대출금액에 1000만 원이라고 씁니다. 대출 기간은 ‘월’로 체크하시고요. 1개월이라고 표시할게요. 대출금리는 6%로 넣으시면 됩니다. 상환 방법은 ‘만기일시’로 찍으세요. 마지막으로 ‘계산하기’를 누르면? 짜잔! 매달 5만 원이라는 결과가 나옵니다.
매달 5만 원을 내면, 1000만 원을 빌릴 수 있습니다. 심지어 금리 6%는 매우 높게 잡은 겁니다. 이율이 낮아지면 빌릴 수 있는 금액은 더 많아집니다.
‘딱 1000만 원만 더 있었으면 그때 그 매물 살 수 있었는데...’
이제부턴 뭐든 적어보세요. 미래의 나에게 선물을 주세요. 보일러 수리도, 세금 신고도 스스로 해결하실 수 있을 거예요. 과거의 내가 친절히 알려줄 거니까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