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무원은 일반직 공무원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독특한 인사 체계를 적용받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단일호봉제’다. 교사는 입직과 동시에 호봉에 따라 일반직 6~7급 상당의 대우를 받으며 교단에 선다. 교육이라는 막중한 과업을 수행하는 교원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승진 체계 또한 단순해, 수석교사를 제외하면 교사, 교감, 교장이라는 3단계의 구조다.
행정 편의주의적 낡은 관행 존재
그러나 학교 현장의 조직 구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현실적인 모순과 마주한다. 전체 교원 중 평교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94.9%인 반면, 교감은 2.6%, 교장은 2.5%에 불과하다. 경기교육청 소속 일반직 공무원의 3~5급 선발 비율이 약 6.5%인 것과 비교해도, 교육공무원 내 관리자 직위의 비율은 극소수다. 그만큼 도달하기 어렵고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 자리다.
하지만 좁은 문을 통과해 책임을 맡은 관리자와 단위 학교의 위상이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단위 학교는 철저히 교육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독립된 행정 기관이다. 아울러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학교의 전반적인 업무인 교무(校務)를 관리하는 교감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특히 경기도립학교 설치조례 등에 나타난 조직 편제의 취지처럼, 교원 조직의 부장 교사와 행정실장이 대등한 급(級)으로서 각각 교육활동(敎務)과 행정 실무를 책임지며 뒷받침하는 체계적인 편제를 갖춘 명백한 '4급 상당의 기관'이다. 그럼에도 교육지원청 등이 감독 기관이라는 이유로, 단위 학교의 직급을 지방직 일반 공무원 기준에 끼워 맞춰 하향 평가하려는 경향이 짙다.
이러한 행정 편의주의적이고 낡은 관행은 교육공무원들의 사기를 크게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실제 학교 운영에도 심각한 지장을 초래한다. 단적인 예로, 현재 교감에게 지급되는 중요직급수당은 일반직 6급 상당의 기준에 맞춰져 있다. 이는 사실상 전체 공무원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근속승진 직급(6급)과 좁은 문을 통과한 학교의 핵심 중간 관리자를 동일선상에서 대우하는 격이다.
제도적 뒷받침 마련 시급
실무 현장의 혼란도 우려스럽다.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교감에 의해 당연히 관리돼야 할 행정조직마저 교감의 상당계급에 의구심을 갖는 상황이 방치된다면, 정상적인 학교 관리가 불가능해지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합당한 대우와 존중이 결여된 통제 위주의 시스템 속에서는 결코 자율적이고 혁신적인 학교 경영을 기대할 수 없다.
학교가 흔들림 없이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학교 조직과 관리자의 위상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특히 직위에 걸맞은 ‘명확한 상당계급’을 ‘교원지위법’이나 시·도의 ‘각급학교 설치조례’ 등을 통해 명문화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이제는 교육 현장의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고, 학교가 온전히 교육활동과 기관 운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조속히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