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학생 10명 중 3명가량이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저수행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저수행 학생이라도 어휘와 읽기 수행, 동기 등 어려움의 양상이 달라 중학교 진입 단계부터 이를 진단해 학생별로 지원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KICE)은 2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교육위원회 백승아 의원, 정무위원회 박상혁 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과 공동으로 ‘AI 대전환 시대 문해력 신장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한 학교 교육 방향 탐색’ 정책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에서는 중학생 문해력 실태를 토대로 학교 수업과 국가 차원의 지원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우연경 KICE 연구위원이 중1 학생 1485명을 분석한 결과 읽기 저수행군은 27.8%로 나타났다. 학생 10명 가운데 약 3명꼴이다. 주목할 점은 이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기 어렵다는 것이다. 어휘와 읽기 수행, 읽기 동기 등에서 서로 다른 특성이 나타나 같은 ‘읽기 저수행’이라도 필요한 교육적 지원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연구진은 중1이라는 시점에 주목했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가면 교과가 세분화되고 학습해야 할 텍스트의 양과 난도도 높아진다. 읽기 역시 ‘읽기를 배우는 단계’에서 교과 지식을 얻기 위해 ‘읽어서 배우는 단계’로 전환된다. 이에 중학교 전환기에 읽기 어려움을 조기에 발견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단순히 저수행 학생을 선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중학교 입학 초기부터 학생의 읽기 수준을 진단하되 해독·유창성부터 사실적·추론적 이해까지 어디에서 어려움을 겪는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지원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단 결과가 실제 교과수업과 보충지도까지 이어지는 중1 전환기 문해력 지원체계 구축도 제안했다.
학생별 진단과 함께 학교 수업에서 문해력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박혜영 KICE 연구위원은 문해력 교육을 별도의 독서 프로그램에 한정하기보다 각 교과에서 필요한 읽기 전략을 직접 가르치는 방향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회·과학·수학 등 교과마다 사용하는 텍스트와 읽는 방식이 다른 만큼 글의 구조 파악과 중심 내용 찾기, 요약하기, 질문 만들기 등의 전략을 실제 교과 학습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를 뒷받침할 교사 지원도 함께 제안됐다. 박 연구위원은 교과 독서교육 프로그램과 수업자료를 개발·보급하고 관련 연수와 교사학습공동체를 지원하는 등 개별 교사의 노력에 의존하지 않는 학교와 교육청 차원의 지원체계를 강조했다.
국가 수준에서 학생들의 문해력 수준과 격차를 지속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현정 KICE 연구위원은 국내외 정책 분석을 토대로 국가 정책 기반 확충과 학교 교육 혁신, 교사 전문성 제고, 문해 생태계 구축, 맞춤형 지원을 주요 정책 영역으로 제시했다. 학생의 문해력 수준과 변화를 살필 수 있는 국가 수준의 진단·모니터링 체계와 기초연구, 진단도구 개발 필요성도 강조했다.
최근 국제평가에서는 우리나라 학생의 읽기 성취도 하락도 확인됐다. PISA 2025에서 한국 학생은 과학 526점, 수학 522점, 읽기 501점으로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2022년과 비교하면 읽기는 15점 떨어졌다. 같은 기간 과학은 2점, 수학은 5점 하락해 읽기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연구진은 중1 전환기에 학생별 읽기 어려움을 진단하고 그 결과를 교과수업과 맞춤형 지원으로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교과별 독서교육 프로그램과 수업자료 개발, 교원 연수 및 교사학습공동체 지원, 국가 수준의 문해력 진단·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