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에서 교사나 학생 등을 동의 없이 촬영하는 행위를 학교장과 교원이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무단촬영물이 인공지능(AI) 딥페이크 등 디지털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현장에서 촬영 단계부터 제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주영 의원(개혁신당)은 2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에는 교내 무단촬영이 교원의 교육활동을 위축시키고 학생 등 학교 구성원의 인격권과 초상권을 침해할 수 있음에도 이를 현장에서 즉각 제지할 명확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에 개정안은 학교장과 교원이 학생 및 학교 구성원의 인격권 보호와 수학권 등 교육활동 보장을 위해 필요한 경우 법령과 학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학교 안에서의 촬영행위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제20조의6제5호와 제20조의8을 신설한다.
입법 배경에는 학교 현장에서 이어지는 무단촬영과 딥페이크 문제가 있다. 동의 없이 수업 장면이나 신체를 촬영한 뒤 이를 편집·합성하거나 온라인에 유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고 최근에는 교원과 학생의 얼굴을 AI 딥페이크 기술로 합성한 디지털 성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16일 인천지법은 담임교사를 속여 사진을 전송받은 뒤 이를 딥페이크 기술로 합성해 교사 5명과 학생 6명 등 11명을 대상으로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고등학생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지난해에도 여교사 등의 얼굴을 합성해 유포한 고교생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교육활동 침해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국회도서관 자료에 따르면 교육활동 침해는 2020년 1197건에서 2023년 5050건으로 증가한 뒤 2024년 4234건, 2025년 1학기 2189건이 집계됐다. 상해·폭행 및 성폭력 범죄로 분류되는 침해행위도 2020년 144건에서 2024년 675건으로 늘었고 2025년 1학기에는 389건이 발생했다.
전국 시·도교육청 교육활동보호센터 상담·지원 건수 역시 2021년 1만3835건에서 2025년 5만7966건으로 증가했다.
이 의원은 “교실 안에서의 동의 없는 무단 촬영은 단순한 일탈을 넘어, 딥페이크 등 흉악한 디지털 성범죄의 불씨가 되고 있다”며 “법적 제재 수단이 불분명해 교사들이 무방비로 범죄의 표적이 되고, 아이들 역시 서로를 불신하게 되는 현실을 이제는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학교 현장을 디지털 범죄의 위협으로부터 끊어내고, 교사와 학생 모두가 안전하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확실한 법적 방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