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로 직접 걸려오는 학부모 등의 민원전화를 교원이 받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이 광주지역 학교에 도입됐다. 교실 전화번호를 알고 전화를 걸더라도 학교 대표번호로 전환하고 외부 발신 때도 대표번호만 표시하는 방식이다. 교원 개인이 아닌 학교 등 기관이 민원에 대응하도록 하는 방향에 따라 시·도교육청의 민원 대응체계 개편도 이어지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은 이달부터 광주지역 초·중·고·특수학교와 공립단설유치원 등 324개교에서 새로운 민원전화 대응체계를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 대상은 행정전화망 통합이 완료돼 관련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학교다.
새 체계에서는 외부에서 학교로 전화를 걸면 학교 대표번호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연결된다. 민원인은 안내에 따라 원하는 부서를 선택해 연결을 요청해야 한다. 교실번호를 직접 알고 전화를 걸어도 교원에게 곧바로 연결되지 않고 대표번호로 전환된다.
교원이 학교 전화로 외부에 전화를 걸 때도 상대방에게는 교실번호 대신 학교 대표번호가 표시된다. 교실 전화번호가 외부에 노출돼 이후 직접 연락이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발신자표시제한으로 걸려오는 전화는 안내 음성을 송출한 뒤 자동으로 통화를 종료한다.
다만 이번 조치는 전남광주교육청 관내 전체 학교가 아닌 광주권역부터 적용된다. 전남지역 학교는 개별적으로 전화 회선을 계약·운영하고 있어 아직 새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는다.
구영철 전남광주교육청 인성생활교육과장은 “학교 대표번호 중심의 민원 응대를 통해 학교 민원을 보다 체계적으로 처리하고, 교원이 수업과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며 학교별 업무 특성과 현장 의견을 반영해 제도가 정착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교원 개인에게 집중되는 민원을 학교가 맡는 방향은 다른 시·도에서도 확대되고 있다. 다만 광주처럼 교실 직통전화를 대표번호로 전환하는 방식뿐 아니라 안심번호, 자동녹음, 민원상담실 등 지역별로 형태는 다르다.
서울교육청은 올해 9억7000만 원을 투입해 초·중·고·특수학교 150개교에 민원상담실을 시범 구축하고 있다. 학부모 상담과 생활교육 등을 위한 별도 공간을 만들고 학교 상황에 따라 CCTV와 녹음전화기, 비상벨, 웨어러블캠 등을 설치한다. 학교가 필요로 할 경우 지원 예산의 30% 범위에서 교원 업무용 휴대전화 구입과 통신비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교육청은 학교 민원을 교사 개인이 아닌 기관 차원에서 대응하기 위해 민원면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도내 2144개교에서 민원면담실을 조성하거나 학교가 자체적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으며 CCTV와 녹음전화기, 호출장치 등을 활용하고 있다. 통화 녹음이 가능한 전화기와 교육활동 보호 통화연결음, 교원 안심번호 서비스도 활용하고 있다.
울산교육청도 학교 현장에 전화 관련 교원 보호장치를 도입했다. 유·초·중·고·특수학교에 안심 전화번호와 투넘버 서비스, 통화연결음, 자동녹음 기능 등을 포함한 교원 보호시스템을 구축했다. 희망 교원에게 개인번호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업무용 전화번호를 제공하고 수업 중이나 일과 후 교원에게 민원전화가 직접 연결되는 것을 줄이는 방안도 추진했다.
전남지역에서도 통합 이전 전남교육청이 교원 개인 휴대전화번호 노출을 막기 위한 안심번호 서비스를 운영했다. 별도의 안심번호를 이용하고 교원이 통화 가능 시간을 설정해 수업시간이나 근무시간 이후에는 안내 멘트를 통해 전화를 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정부도 학교 민원을 교사 개인이 아닌 기관이 대응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고 있다. 교육부와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올해 1월 발표한 ‘학교민원 대응 및 교육활동 보호 강화 방안’을 통해 학교민원을 학교·교육청 등 기관이 책임지고 처리하는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학교 현장에서 민원 접수부터 처리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학교민원 처리 매뉴얼’도 배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