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의 교육활동과 생활지도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서적 학대·방임 행위를 아동복지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교육관계법에 별도의 금지규정을 마련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한국교총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위축된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라며 환영했다.
교총은 1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 6일 대표발의한 아동복지법·초중등교육법·유아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포괄적이고 모호한 정서학대·방임 규정으로 무너진 생활지도 체계와 교권을 회복하기 위한 법률 체제 개선 취지에 동의한다”며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개정안은 학교장과 교원이 교육활동 중 학생에게 하는 행위, 유치원 교원이 교육·돌봄활동 중 유아에게 하는 행위에 대해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방임 금지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신 초·중등교육법과 유아교육법에 악의적·부정적 태도에서 비롯된 폭언·욕설·위협 등으로 학생과 유아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중대한 해를 끼치는 행위, 교육적 필요 없이 가두거나 기본적인 보호·양육·치료를 소홀히 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도록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해당 행위에 대해서는 교육적·행정적 책임을 묻는 방향으로 전환한다는 취지다.
교총은 “정당한 생활지도와 금지행위를 구별할 기준을 마련해 교원의 교육활동과 학생의 권리를 함께 보장하려는 입법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받더라도 조사와 수사에 들인 시간, 정신적 고통과 훼손된 신뢰가 저절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며 교육활동이 무분별하게 형사사건으로 취급되지 않도록 법적 기준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권침해 증가와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교원들의 불안도 법 개정의 근거로 제시했다.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해·폭행 유형의 교육활동 침해는 2020년 113건에서 2025년 561건으로 약 5배 증가했다. 성폭력 범죄 유형도 같은 기간 31건에서 114건으로 늘었다.
교총이 지난 4월 전국 교원 35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1.8%가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허위사실에 따른 악성 민원·고소가 두렵다는 응답은 85.0%였으며, 교권침해를 당하고 실제 신고했다는 응답은 13.9%에 그쳤다.
교총은 법 개정에 따른 아동학대 처벌 공백 우려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교육활동 중 정서학대·방임에 한정해 아동복지법 적용을 제외하는 것으로, 폭행·상해 등은 기존 형법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서학대·방임 관련 금지행위와 제재 규정을 교육관계법에 명확히 마련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우리나라는 보호자와 교원, 그 외 성인에 의한 학대를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에 함께 묶어두고 있다”며 “학교와 교육의 특수성을 감안해 일본, 영국과 같이 학대를 다루는 법과 절차의 분리를 시급히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교사의 탄식을 계속 방치할 경우 대한민국의 교육은 무너질 것”이라며 “이번 3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국회와 정부에 현장 의견을 전달하고 여야 협력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교총은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함께 7일부터 진행 중인 아동복지법 개정 촉구 전국 교원 서명운동에도 조직적 역량을 결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