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하자마자 바쁜 날들을 보냈는데.
“여러 가지로 힘들고 긴급한 일이 계속 진행되던 가운데 취임했다. 추진하던 사업의 계속성, 긴박성은 내가 사장으로 취임한 동기이기도 했다. 진행 중인 일들의 바통을 이어받은 셈이어서 스스로도 바쁜 것을 각오했고 이런 과정에 크게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다.
다만 지상파 DMB라는 뉴미디어를 통해 현장 교사들이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정기적인 장이 마련됐으면 했는데 이것이 이뤄지지 못한 점이 매우 안타깝다. 방송위도 교육콘텐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점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하는 분위기다.”
-4월 1일로 수능강의 방송이 1주년을 맞았다. 지난 1년을 평가한다면.
“수능방송에 대한 논란이 많았던 만큼 공과가 있었다. 우선 ‘사교육의 소방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만큼 사교육비 경감효과는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번째 긍정적 효과는 지리적 이유 등으로 사교육에서 소외된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첫 번째 목적이 수능방송의 출범동기였으나 성과를 놓고 본다면 두 번째를 오히려 더 높이 평가할 수 있겠다. 부족한 점이라면 무엇보다 현장 선생님들에게 충분한 이해를 구하지 못한 것이다.
선생님들의 역할을 촉진하고 돕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일부에서는 수능방송이 선생님의 역할을 대체한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수능이 곧 교육’이라고 믿는 교육현실에서 교사들이 교육자로서의 철학이나 이념, 꿈을 실현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수능방송이 오히려 이를 부채질한 것은 아닌지, 학교의 전인교육 측면에 부담이 된 것은 아닌지, 이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하고 선생님들의 이해를 구하고 싶다.”
-출범 2년을 맞아 달라지는 점은 무엇인가.
“작년의 급한 출발에 비해 올해는 전체적으로 안정될 것이다. 작년에는 스타강사를 초빙하고 다른 강의보다 주목을 끄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경향도 있었다. 올해부터는 이런 점을 줄여나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흥행·흥미 위주라는 논란에서 벗어나는 대신 학생들이 다른 사교육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는 고충이 따르지만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 교재가 너무 많고 비싸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래서 올해는 수량을 30% 이상 줄이고 가격도 20% 내외로 낮게 책정했다.”
-향후 수능방송 운영계획을 밝힌다면.
“EBS는 ‘수능 이후’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단순한 문제풀이를 넘어 깊이 있는 교육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다. 논란을 줄이고 교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공교육을 보완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2008년 대학입시부터는 수능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현재 고1부터는 수능방송에 대한 열기나 참여도가 다소 낮은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일부에서는 내신 과외 과열 움직임이 벌써부터 일고 있다고 한다. 수능 이후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내신 과외에 대한 대비책도 EBS 차원에서 나오게 될 것이다. 이것을 올해 중요한 사업으로 잡고 있다.”
-EBS의 역점 추진과제는 무엇인가.
“평생교육 구현과 공교육 보완은 EBS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교육만으로 배움을 끝맺는 시대는 지났다. 나는 ‘내 손안에 교실이 있다’는 말을 자주 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손안에서 필요한 지식을 찾아내 스스로에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EBS는 평생교육의 동반자 역할을 다하기 위해 올해부터 ‘이듀(E-DEW; EBS Digital Edu-World)’를 5개년 계획으로 잡고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부, 정통부, 노동부 등 정부기관의 지원을 받고 교육 유관기관들과 협력체제를 구축, 국민 누구나 필요한 정보를 자유롭게 얻도록 하는데 EBS가 최전선에 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