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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휴일 보충수업 폐지로 논쟁

금년 3월 중순 북경시의 초․중․고에 대한 전면적인 보충수업 금지조치에 따라 현재 북경시의 초․중․고등학교에서는 그동안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시행해오던 휴일 보충수업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북경시 교육위원회가 각 급 학교의 보충수업을 금지시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의 학습에 대한 부담 경감을 위해서다. 그동안 학생들에게 공부만을 강조해 오던 관행에서 탈피하여 이제부터라도 휴일만큼은 학생들에게 쉴 수 있는 시간을 주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교육위원회의 갑작스런 조치로 학교는 물론이고 학부모들이 혼란이 가중되고 있으며 이는 북경시 교육의 새로운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학부모들은 주5일제 수업이 일찍부터 정착된 중국에서 그동안 보충수업으로 진행되어 오던 토요일의 수업이 갑작스레 없어지게 됨에 따라 학생들을 통제할 수 없음에 고민을 하고 있다. 그동안 휴일이지만 토요일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학교로 등교하던 아이들이 3월말 이후 토요일 보충수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면서 학부모들의 고민이 늘어가고 있다. 특히 보충수업이 일시에 사라짐에 따라 얻게 된 토요일의 시간을 학생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는데 학생들은 토요일에 학교 가는 대신 집에서 늦잠과 TV시청으로 오전시간을 보내고 있어 학부모들은 걱정하고 있다.

둘째,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학력저하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자식교육열이 남다른 중국 학부모들에게 학교에서의 보충수업 폐지는 곧 학생들의 학습시간의 부족으로 인식하게 된다. 휴일보충수업 금지조치로 인하여 학생들은 휴일날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는 기쁨을 얻는 대신 그동안 타율적으로 진행되어 온 학교 내에서의 집단적인 보충학습에 익숙한 학부모들은 자신들의 자녀가 학교에서 보충수업을 받지 못하게 됨에 따라 학습능력이 저하되고 이는 더 나아가 대학입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셋째, 학부모들에게는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새로 추가되었다. 학교 보충수업이 폐지됨에 따라 학부모들은 학교 밖에서 대안을 찾게 되는데 그 유형으로는 학원에서 보충수업을 하거나 가정교사를 들어 보충수업을 하는 두 가지 방법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러한 학교 밖에서의 보충수업은 그동안 학교에서 진해하던 보충수업에 비해 학부모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선 수업료를 보면 학교에서 할 경우 1시간에 4위엔(한화 약 600원) 하던 학비가 일반 학원에서 보충수업을 들을 경우 1시간에 20위엔(한화 약 3000원)으로 약 5배가량이 비싸다. 또한 가정교사의 경우 대학생들을 가정교사로 불러 과외를 받을 경우 시간당 30-40위엔, 재직교사를 가정교사로 불러 과외를 받을 경우 한시간당 150-200위엔을 주어야 하니 학교에서의 보충수업이 없어진 후 가정에서 부담해야할 과외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상에서 볼 수 있듯이 공휴일 보충수업 금지조치로 인한 북경시 중․고등학교 학부모의 혼란은 예상외로 크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인해 많은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이전처럼 보충수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학교나 시교육위원회 측에서는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경감시켜주기 위해서 과거처럼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보충수업을 부활시킬 계획은 없다고 거듭 천명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 북경시의 중․고등학교에서 보충수업이 부활할 수 있을까 아니면 학부모들은 막대한 사비를 들여 사설 학원이나 가정교사를 고용하여 자기 자식들에게 교외 보충수업을 시키게 될 것인가? 이 문제와 관련하여 아직 이렇다할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현재 시교육위원회 및 각 교육관련 담당자들의 일관된 입장이 학생들을 수업의 부담으로부터 해방시키자는데 일치된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년 3월말 갑작스럽게 북경의 모든 학생들에 대한 보충수업 금지를 내세우다가 학부모들의 반발에 부딪혀 고3학생들의 보충수업을 변칙적으로 허용한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앞으로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셀 경우 북경시의 교육담당자들도 어쩔 수 없이 이전의 상태로 돌려놓을 가능성도 있다.

학생들의 수업경감을 위한 휴일보충수업폐지와 관련된 중국 내의 학부모들과 교육당국과의 논쟁을 지켜보면서 일제시험을 통해 대학의 신입생들을 선발하는 대학입학시험이 존재하고, 대학의 문턱이 높은 중국교육의 현실에서 보충수업이 과연 중․고등학생들의 성적을 향상시켜줄 수 있을 것인가와 학교 내 보충수업이 폐지된다고 해서 과연 학생들의 학습에의 부담이 줄어들 것인가 하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학교 내 보충수업의 폐지는 오히려 학교 밖의 사교육시장을 더욱 활성화 시킬 것이며 이로 인한 사교육비의 증가 및 기타 문제들은 향후 중국 교육에 있어 또 다른 골칫거리로 작용하게 될 것임은 한국의 예에서 충분히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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