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학생들도 우리처럼 계절에 따른 방학이 있다. 여름방학은 8월 1일부터 30일까지, 겨울방학은 1월 1일부터 2월 20일경까지, 봄방학은 3월22일부터 30일까지이다. 그러나 북한학생들은 휴식에 해당하는 방학의 달콤함을 마음껏 즐길 수 없다.
방학 때도 많게는 일주일에 4일 정도 학교에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방학 중에도 자주 등교하는 것은 집단생활이 체제화 되어 있는 사회제도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방학 중에도 개인생활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방학이 짜증스럽다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고 한다.
학생들은 방학기간 중 학교에서 내준 방학동안의 일정표에 따라 생활을 한다. 오전에는 생활반 또는 학습반(학급과 동네가 같은 6-7명으로 구성)끼리 모여 방학숙제를 하고 오후에는 독서, 신체단련, 견학, 경제지원활동 등에 참여해야 한다. 또 1주일에 한 번씩 각반별 소년단 모임에 출석, ‘생활총화’라 하여 생활이나 학습상황 등을 담임선생님에게 일일이 점검받기 때문에 일과가 빡빡한 편이다.
방학 중 학생들은 외화벌이 목적으로 파지, 파철 모으기와 토끼사육 등 각종 경제활동을 하는데 학생 1인당 토끼 3~5마리를 기르고 있다. 학교지원 사업으로는 운동장 확장작업, 학교주변 나무심기, 교구 및 비품 수리, 교실 증축 및 보수 등 다양하다.
겨울 방학 중에는 교내 제설작업과 땔감나무 확보 및 거름생산 등이 추가된다. 또 다른 특징으로 비상소집이 자주 발령된다는 것이다. 비상소집시에는 연락받은 뒤 10분 이내에 학교에 도착해야 하며 연락 체계는 연락받은 학생이 연락할 학생집에 알려주고 학교에 가는 형태로 되어 있다. 이런 비상소집은 군사교육의 일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방학과제 중 중요한 것으로 혁명전적지나 사적지 답사와 협동 농장, 각 기업소를 찾아 경제선동을 해야 하며 최근에는 ‘좋은 일 하기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좋은 일 하기 운동으로는 군복무중 부상으로 제대한 상이군인 돕기, 김일성 부자 혁명사적지 주변 단장하기 등이다.
한편 북한 학생들은 방학 동안 농구, 철봉운동 등 키 크기운동을 하며 신체를 단련하는데 방학이 끝난 후 운동장과 교실에 비치된 키 재는 기구로 학생들의 키 크기 운동실적을 평가한다. 교사들은 방학기간 각 가정을 방문해 방학숙제를 지도하고 학생들을 인솔, 견학을 가는 등 학생지도에 주력하며 실무능력과 자질향상차원에서 강습에도 참여해야 한다.
이처럼 다양한 활동을 해야하기 때문에 북한 학생들은 방학을 하더라도 실제적으로 개인의 창의성을 키우는 시간을 갖기보다는 학교생활을 계속 이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말로만 방학이지 실제로는 학교에 얽매여 있는 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