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강의는 딱딱하다?’
이러한 편견을 말끔히 씻어줄 ‘재미있는 강의’가 수험생들을 찾아가고 있다. EBS가 방학을 맞아 기획한 ‘10주 완성 수능특강’ 외국어영역의 ‘문법마녀(Grammar witch)’와 ‘보캡공주(Princess Vocab)’ 코너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EBS 위성채널 플러스1에서 10주 동안 매주 2회씩 방송되는 이번 수능특강은 기존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경향을 분석, 수험생들의 하반기 총정리를 돕도록 구성됐다. 총정리 강의를 좀더 재미있고 학생들의 귀에 쏙쏙 들어가게 진행할 수 없을까 고심하던 제작진이 떠올린 것이 시트콤 형식이었다.
“학생들 없이 카메라 앞에서 강사 혼자 진행하다보니 아무래도 강의가 일방적으로 흐르고 활력이 떨어지는 감도 있었어요. 방송강의만이 갖는 장점이 어떤 것이 있을까 고심하다가 선생님들의 연기력만 조금 따라준다면 어려운 어휘나 문법을 쉽고 재미있게 강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들이 영어 단어나 문법이 잘 생각나지 않을 때 ‘아, 선생님이 이렇게 재밌게 설명해주셨지’ 하고 그때 장면을 연상하면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지 않겠어요?” 이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송승숙 PD의 말이다.
이름만으로도 생소한 ‘시트콤 강의’는 과연 어떻게 진행될까 사뭇 궁금해진다. 외국어영역 특강을 맡은 김경선 연세대 강사와 김수영 대전 동방여고 교사는 각각 ‘문법마녀’와 ‘보캡공주’ 역할을 맡아 분장을 하고 화려한 의상을 입은 채 화면 속에서 연기를 펼친다.
‘문법마녀’는 인기 소설 ‘해리포터’를 패러디했다. 애벌레 해리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주문이 들어있는 마법의 돌에 새겨진 문법 문제들을 다 풀어야한다. 고민하던 해리가 문법마녀에게 도움을 청한다는 줄거리.
또 한편의 시트콤 ‘보캡공주’에서는 절대강국 ‘수능나라’의 왕자가 등장한다. 이웃나라 노처녀 보캡공주가 왕자와 결혼하기 위해 경쟁자들을 물리치면서 주어진 문제들을 마지막 단계까지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과정이 펼쳐진다.
친숙한 줄거리의 동화나 소설을 패러디해 코믹하게 재구성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부담 없이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무더운 날씨와 다가오는 수능 때문에 스트레스 받기 쉬운 수험생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있다. 학생들도 ‘신선하다’, ‘좋다’는 반응을 보이며 이색 강의를 즐기고 있다.
그러나 시트콤 형식이 너무 길면 아이들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어 50분 강의에 시트콤 강의는 5,6분 정도로 짤막하게 선보이고 있다. 또 한 가지 특징은 강의를 맡은 김경선, 김수영 선생님이 저마다 상대편의 수업에 시트콤 연기자로 출연한다는 점이다. 선생님이 코믹한 모습을 보인 뒤에 다시 진지한 수업을 하려고 하면 시트콤 때의 이미지가 강해서 오히려 아이들이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들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송 PD는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 준비과정이 좀 고생스럽긴 했지만 강사 선생님들도 녹화하면서 무척 즐거워하시고 제작진도 재미있고 신나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한편 수능강좌 사이트 EBSi(www.ebsi.co.kr)는 여름방학을 맞은 수험생들을 위해 ‘수능 고득점 실전문제풀이 특강’을 신설해 수능에서 출제되는 모든 과목들을 서비스한다. 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한 모의평가, 시·도교육청 연합모의고사와 수능시험 기출문제 중 오답률이 높은 문항들을 선별해 집중분석한 ‘EBS 인터넷수능 kNOw오답’도 신설됐다. EBS측은 “수험생들이 이번에 신설된 방학특강 문제풀이를 통해서 자신의 취약점을 점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