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후 오래도록 기억하는 선생님들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친 분일까. 정말 잘 가르친다는 것은 무엇일까. ‘미국 최고의 교수들은 어떻게 가르치는가’(뜨인돌)는 이 질문의 답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뉴욕대학교 ‘최고 교수법 연구소’ 소장인 저자는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활동한 100여 명의 교수들을 대상으로 15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최고의 교수법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있다.
저자는 최고 교수들의 교수법을 여섯 가지로 요약하고 있는데, 첫째 최고의 교수들은 자신의 전공 이해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문에 대한 학생들의 어려움을 실질적으로 파악하고, 학생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예화나 인상적인 질문을 통해 근원적인 이해를 구한다. 대개의 교수들이 지식 전달자에 만족하는 데 반해, 이들은 학생들이 이해의 지평을 넓혀 그 이해가 학생들이 생각하고 행위하고 느끼는 방식에 지속적이고 본질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학습에 중점을 둔다.
둘째, 최고의 교수들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에 초점을 두고 강의 준비를 한다. 그래서 질문의 폭이 넓고 깊으며, 다양하고 구체적인 경로를 통해 학습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최고의 교수들은 학교가 학생에게 요구하는 기본 능력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한다. 즉 ‘학생들이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해 따지고, 파고들고, 의문을 제기하고, 타당한 이유를 찾고 또 뼈대를 세울 정도로 의지가 굳어야 하며, 흥미를 느낀 모든 분야와 문제에 직접 몸으로 부딪혀 볼 것’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넷째, 최고의 교수들은 강의 진행 방식은 다르지만, 비판적 학습을 위한 자연스러운 환경을 조성하고, 주의를 집중시키고 그대로 유지하며, 과목이 아니라 학생에서 시작한다. 또 학습에 헌신하고, 교실 밖의 학습, 해당 학문과 연계된 사고를 유도하며, 다양한 학습경험을 제공한다는 7가지 공통점을 갖는다. 다섯째, 최고의 교수들은 권위를 구축하지 않는다. 이들은 신뢰와 사랑을 중심으로, 학생들을 겸손하게 대하고, 제자일지언정 그들의 품위를 존중한다.
마지막으로, 최고의 교수들은 성적 평가를 우수 학생과 열등 학생의 구별로 보지 않는다. 대신 그것을 교수와 학생 개인의 의사소통의 시각에서 바라본다. 따라서 성적 평가 방식이 누적되는 종합 평가의 성격을 지닌다. 교수는 학생들 개개인이 끊임없는 자기평가와 반성, 그리고 변화 의지를 통한 자기 능력 향상을 이루도록 돕는다.
저자는 이런 최고의 교수들이 꼭 ‘완벽하거나 천재에 가깝게 머리가 좋은 사람’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들 역시 자신의 약점에 도전하고 하나의 완성된 교수법을 천편일률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기본을 중심으로 변화무쌍하게 교수법에 변화를 주는 등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해 부족함을 채우는 노력을 등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50년 교편을 잡으며 제자들에게 스스로 창의력을 발견하는 능력을 부여한, 최고의 교수 폴 베이커(Paul Baker)가 이런 말을 했다. “교수법의 출발은 학생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수업의 1분 1초는 온전히 수업을 듣는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바쳐져야 한다”고 말이다. “교수는 한 반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한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그의 이 말은, 교육의 기단(基壇)이 결국 교육자의 자질과 역량, 노력임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