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대전맹학교(교장 김원중) 학생들은 남들보다 몇 배 더 많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방학을 맞아 학교 외래임상실에서 지역 주민 등을 대상으로 이료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료 활동이란 안마나 마사지, 지압, 침 등의 처치 방법.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일주일에 세 차례 외래임상실을 개방, 이료 교과 교사들과 학생들이 학교를 찾은 이들에게 안마나 침술을 제공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물론 4명의 이료 교과 담당교사들도 여름방학을 반납한 채 환자들을 맞고 있다.
봉사활동을 벌이는 10여명의 학생과 교사들은 30℃를 넘나드는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에어콘 바람을 구경하기 힘들다. 에어콘을 가동하는 것이 이료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찜통 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기 일쑤다.
학교 임상실을 찾는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십 명에 이른다. 입소문이 나면서 충남 등 먼 곳에서 일부러 학교를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고 “병원에서도 치료되지 않았는데 학생들 덕분에 몸이 좋아졌다”며 고마워하는 환자들도 생길 정도다.
대전맹학교의 전교생은 106명. 유치부부터 초·중·고등부, 전공부까지 4세부터 59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시각장애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임상실을 개방하기 시작한 것은 5년전부터다. 사람들에게 이료활동을 실시하는 것도 수업의 연장이라는 생각 아래 학기 중에는 하루 종일 임상실 문을 열고 무료로 사람들을 맞는다.
이 학교 윤여운 교감은 “컴퓨터를 무료로 공급해주거나 여름캠프를 지원해주는 등 고마운 분들이 많다”면서 “그동안 도와준 가족, 학교, 사회의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결심하게 됐다”고 전했다.
작년부터는 두통이나 어깨 통증 등으로 고생하는 교직원, 잘못된 자세 때문에 공부에 몰두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관공서 등을 직접 찾아가기 시작했다. 주로 오후시간을 이용해 전공부 학생들과 이료재활반 학생들이 나서는데 반응이 뜨거워 올해는 봉사활동을 보다 활성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1학기 동안 학교 외래임상실을 다녀간 숫자만도 1000명이 넘고, 지난 4월부터 6월 사이에는 대전시교육청, 동사무소, 관내 초등학교와 역광장 등에서 7차례에 걸쳐 600여명에게 ‘찾아가는 이료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최근에는 소문이 퍼져 요구하는 기관이 많아 2학기가 되면 봉사단은 더욱 바빠질 전망이다.
윤 교감은 “현재 임상실 2칸을 사용하고 있는데 장소가 좁다 보니 도로 돌아가는 분들이 생겨 안타까울 때가 많다”면서 “별로도 이료관을 지어 지역주민들에게 봉사할 기회가 더 늘어났으면 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