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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제 선생님 마음 이해할 것 같아요"

경기도교육청, ‘선생님과 함께하는 여름캠프’ 개최


학교생활 부적응 학생과 일명 ‘문제학생’에게 천적(?)은 누구일까? 열이면 열 모두 선생님, 특히 자주 만나야 하는 담임선생님을 꼽지 않을까. 그러면 이들과 선생님이 같은 방에서 지내게 한다면 어떻게 될까?

경기도교육청은 9일부터 11일까지 안성수덕원에서 부적응 학생의 학교적응력 배양과 학교폭력 가해학생 치료를 위한 ‘선생님과 함께하는 여름캠프’를 열었다. 담임교사와 학생이 한 조가 되어 주최 측이 제공하는 식자재를 이용해 취사를 하고 같은 방에서 자는 행사다. 이른바 ‘천적과의 동거’인 셈.

손희선 장학사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면서 평소 학교생활에서 나누지 못했던 고민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학생의 행동장애 및 부적응의 원인을 발견하고 이를 치료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자는 목적에서 실시하게 됐다”고 행사 동기를 밝혔다.

행사에는 19명의 교사와 24명의 학생이 참가했는데, 참가자들은 먹고 자는 것은 물론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하며 사제간의 정을 돈독히 쌓았다.

첫날에는 부적응학생의 유형과 그에 대한 치료(교육)사례에 대한 특강을 들었다. 또 성격검사 결과를 토대로 비슷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과 조를 이뤄 토론하고 체험하는 기회도 가지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담임교사와 제자가 한 조가 되어 머리를 맞대어 풀어나가는 놀이 등 다양한 게임도 즐겼다.
둘째날에는 아침을 함께 지어면서 점심 때 먹을 김밥을 말았다. 발안농업생명고를 찾아 빵 만들기 체험과 농사 체험도 했다. 아침에 싸온 김밥으로 점심식사를 하면서 많은 대화도 나누었다. 오후에는 승마도 하고 영화도 감상하는 등 문화생활을 만끽했다. 저녁에는 산책을 하면서 서로간에 못다한 대화를 나누었다.
마지막날은 담임교사들은 영상편지를 통해 평소 하고 싶었던 얘기(당부)를 전했고, 학생들은 소감문으로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리고 교육감과의 대화 시간을 끝으로 행사의 막을 내렸다.

이렇게 마무리된 ‘천적과의 동거’는 실패했을까, 성공했을까?

당장 판단하기엔 이른 감이 있지만 마지막 날 학생들이 써낸 소감문과 참가 교사의 평가는 후자의 손을 들어준다.

“학교에서 눈물도 많이 흘렸고,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안 가는 방법이 없을까 여러 궁리도 해봤다.…담임선생님과 같이 한방에서 2박3일 동안 지내면서 하루 3끼를 지어먹는 것이 가치있는 시간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양모 양, J고 3학년)

“처음에는 담임선생님과 2박3일 동안 함께 지낸다는 것이 감옥처럼 느껴졌다. 죽은 듯이 지내자는 것이 처음 생각이었다.…선생님과 함께해도 짜증나지 않고 즐거울 수 있다는 것과 제가 변할 수 있는 계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그 계기를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을 느꼈다.”(최모 군, A고 3학년)

“아이들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됐다. 특히 다른 학생들의 다양한 부적응 유형을 접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됐다.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박광선 군포 궁내중 교사)

‘천적’이 ‘가까운 친구’로 바뀌었다고 해도 좋을 듯한 결과다.

캠프팀장 양익철 장학관은 “학교폭력 가해학생 및 학교부적응 학생에 대한 치료프로그램의 획기적인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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