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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설의 해석과 교육'낸 숙명여대 최시한 교수

“답은 하나라는 고정관념 깨야”


소설교육을 위한 소설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 청소년을 위한 독해력 학습서 '고치고 더한 수필로 배우는 글 읽기' 등을 쓴 숙명여대 국문학과 최시한(53) 교수. 중등 문학교육의 문제점 분석에 힘써온 최 교수가 입시위주 주입식 문학교육을 비판한 또 한 권의 책 '소설의 해석과 교육'(문학과지성사)을 펴냈다. 그가 생각하는 우리 문학교육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 중·고교 교과서에 실린 주요섭의 '사랑손님과 어머니', 황순원의 '소나기' 등을 새롭게 해석하셨는데요. 현장 교사들이 혼란스러워하지 않을까요.

“저는 이 소설이 신뢰할 수 없는 아이를 서술자를 선택함으로써 남성중심주의를 감추고 비극성을 흐리게 만든 작품이라고 봅니다. '사랑손님…'에서 옥희 어머니는 재혼을 포기합니다. 아이의 시선으로 처리된 이 작품은 '젊은 여인의 재혼 포기'를 순수하고 아름답게 여기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통념에 가려진 그녀의 억압적 상황은 보려하지 않는 거죠. 문학작품은 어떤 맥락에서 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선다형 시험문제를 낸다고 해도 ‘가장 거리가 먼 것이나 가까운 것’을 고르게 한다면, 정답은 하나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얼마든지 깰 수 있습니다. 교사들이 먼저 이를 받아들여야 학생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고, 문학교육이 변할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문학'을 제대로 교육하는 것일까요.

“작가 연보, 수사법, 문학사적 평가 등 잡다한 정보 전달에서 우선 탈피해야합니다.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좋은 작품을 읽는 습관과 읽은 것을 표현하고 비판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교사는 우선 줄거리 잡기를 훈련시키고, 그 다음에 사건중심의 수평읽기, 인물중심의 수직읽기와 플롯에 대해 비평하고 반성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런 능력 개발을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문학’교육입니다. 이 책은 ‘소나기’나 ‘눈길’ 등의 작품을 가지고 이런 방식의 수업 실례를 보여줍니다.”

- 입시뿐 아니라 학교시험에도 논술이 도입된다고 합니다. 교사, 학부모는 물론 학생들도 문학작품을 읽으면 논술에 도움이 될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요. 소설읽기가 정말 논술에 도움이 될까요.

“NIE(신문 활용 논술교육)처럼 소설도 논술능력을 키우기 위한 좋은 교육자료 입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읽고 자유롭게 반응할 수 있는 것이 소설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소설을 읽는 것만으로 논술적 사고와 비판능력이 길러지지는 않습니다. 소설의 중심사건에서 논제를 정하고, 학생의 어휘력과 사고수준에 맞게 논술할 수 있는 목표를 잡아주어야 합니다. 교사들이 고민해야 할 것은 바로 이런 방법론 개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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