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학교 참 독특합니다. 개량 한복을 입고 교실을 향하는 학생들에게 무슨 행사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씨익 웃습니다. 그리고는 “교복 때문에 그러느냐”는 대답을 들려줍니다.
그렇습니다. 개교 3년째를 맞는 수원칠보중(교장 박평제)은 개량 한복이 교복입니다.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을 가져보자는 교장선생님의 제안으로 시작된 됐는데 아이들이 처음에는 거부감을 많이 느꼈다고 합니다. 학원이나 거리에서 쏟아지는 시선이 부담스러웠나 봅니다. 하지만 이젠 워낙 알려지고 익숙해지다보니 오히려 편안하다고 합니다.
이 학교의 우리 것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교가가 민요풍의 경쾌한 가락인가하면 학교 행사에서도 우리 악기로 연주한 곡이 사용됩니다. 다가올 학교축제도 전통문화체험을 가미해 장승 다듬고 세우기, 전통놀이 체험, 전통공연으로 꾸민다고 합니다.
쉬는 시간이 되자 또한번 놀랐습니다. 전교생이 책을 들고 복도로 몰려나와 어디론가 이동하는 것입니다. 이유를 물으니 수업받으러 간답니다. 이 학교는 교사가 학생들이 있는 교실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교사가 있는 교실로 이동해 수업을 받은 ‘교과교실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도덕수업을 받은 도덕실은 바닥이 온돌이고, 옛날 서당에서 썼을 것 같은 좌식 책상이 놓여져 있습니다. 학생들은 앉아서 수업을 받는데, 도덕과 예절교육을 한꺼번에 하기 위한 이유라고 합니다. 수학실에는 칠판이 삼면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문제 풀이가 가장 중요한 교과라는 교사들의 의견에 이렇게 꾸몄답니다. 학생들은 회전식 의자를 돌려가며 친구들의 문제풀이를 지켜봅니다. 영어실에선 LCD모니터를 통해 영화를 보면서 회화를 배웁니다. 교실 중심의 교육이 이뤄지는 셈입니다.
각 교과별로 모여 있다보니 교과협의회가 자연히 활성화되고 수업에 기울이는 열정이 더 강화된다고 합니다. 반면 학교 행정력이 약화되는 점도 있고 쉬는 시간마다 학교가 어수선해지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학교 측은 교과교실제 운영이 학생들의 창의적인 사고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박평제 교장선생님은 “원론적으론 모든 학교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고 교실이 변해야 교육이 변한다”고 설명합니다.
아, 한가지 잊었습니다. 이 학교의 인사말은 ‘사랑합니다’입니다. 학생들이 선생님께,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사랑합니다’라고 인사하는, 전통문화를 사랑하는 학교, 칠보중학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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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너는 독자 여러분이 한교닷컴(www.hangyo.com)의 ‘우리 학교를 말한다’ 코너에 직접 올리신 내용을 중심으로 꾸며집니다. ‘우리 학교를 말한다’에 직접 학교자랑을 올리시면 특색있는 학교를 선정, 취재를 통해 학교를 소개해 드립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기대합니다. 문의=(02)3463-18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