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 개정을 두고 정치권과 교육계가 혼란에 휩싸인 가운데 교총이 ‘개정 사학법 시행을 1년 유예하고 재개정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교총은 또 유초중등 교사의 정치활동을 보장하고, 출범을 앞두고 있는 뉴라이트 계열의 자유교원조합에 대해서는 ‘선의의 경쟁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윤종건 교총회장은 11일 오전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위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교육현안에 관한 교총의 입장을 밝혔다.
▲“사학법 개정 범국민협의체 만들자”=윤 회장은, 개정된 사립학교법은 개방형이사제 도입 등 위헌 소지가 있는 11개 조항과 사학의 자율성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8개 조항 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교총은 2월 임시국회서 개정 사학법 시행을 1년 유예하도록 여야가 합의한 후 국회 주도로 국민협의체를 구성해 사학법 개정을 재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정부와 여당이 사학법 재개정을 위한 보완 입법에 나선다면 사학 측의 거부투쟁이나 한나라당의 장외투쟁도 중단됨으로써 사학법 개정파동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겠다는 사학에 대한 집중감사는 표적감사이자 정치권력의 횡포”라고 비판했다.
또한 “종교재단 사학을 제외한 일부 사학만 감사하겠다는 것은 사학을 편 가르기 식으로 통제하려는 상식 이하의 발상이며, 현행 사학법으로도 얼마든지 사학을 규제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할 수 있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이 이와 같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각종 선거에 적극 개입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교사의 정치활동 보장해야”=교총의 이런 주장은, ‘초중등 교사의 정치활동을 일정 범위 보장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인권위의 권고에 대해서 윤 회장은 “유초중등 교원 개인뿐만 아니라 교총 같은 전문직 교원단체도 정치적 기본권을 적극 보장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회장은 “유초중등 교원의 경우 헌법상 기본권의 주체인 국민이면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무원 신분을 이유로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사적 영역까지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헌법정신에도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정당 가입과 활동 및 선거운동이 자유로운 대학교원과 비교해도 정치적 기본권을 제한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교총은 헌법 및 교육기본법에서 보장하는 단체로서의 권리주체를 가졌지만, 고유의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정치활동을 수행하는 데 제약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선거운동의 자유를 보장받고 있는 일부 사용자 단체나 노동자단체 등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기본권을 제한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윤 회장은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전제되는 가운데 유초중등 교원과 교총의 정치적 기본권이 제도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 노조는 선의의 경쟁자”=뉴라이트 계열의 새로운 교원노조 결성 추진과 관련해 윤 회장은 “법에 보장된 만큼 왈가왈부 할 사안은 아니다”면서 “기존 교원노조나 새로운 교원노조가 교원들의 권익 옹호와 교육발전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벗어나 이념대립과 갈등을 더욱 표면화, 첨예화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윤 회장은 “교원단체들이 이념투쟁이나 세력 다툼을 지양하고 교육본질에 충실해 학생, 학부모, 국민들이 원하는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을 위해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