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탈’라는 토박이말에 대해서 알아보자. ‘가탈’은 ‘일이 수탄하게 나아가지 못하게 방해가 되는 일’, ‘억지 트집을 잡아 까다롭게 구는 일’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박경리의 ‘토지’를 보면 “어릴 적부터 음식에 가탈이 심하던 영환도 후실댁이 만든 음식에는 불만이 없었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것은 ‘입맛이 까다롭다’는 뜻이다. 이외에도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데 ‘첫 사업이라 가탈도 많다’, ‘가탈을 부리다’, ‘시누이의 가탈’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가탈’의 센 말이 흔히 ‘까탈스럽다’라고 할 때의 ‘까탈’이다. ‘가탈’과 ‘까탈’은 명사로는 쓸 수 있지만 형용사로는 쓸 수 없다. 따라서 ‘까탈스럽다’는 잘못된 표현이고 ‘까다롭다’ 정도로 바꿔 쓸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자주 쓰는 말 중에 일본말인줄 알고 쓰는 순 우리말이 있다. 바로 ‘사리’이다. ‘사리’는 ‘어렵거나 힘든 일을 살살 피하며 몸을 아낀다’는 의미의 ‘사리다’에서 나온 말이다.
사리는 ‘흩어지지 않게 동그랗게 포개어 감다’는 뜻으로, 실이나 국수 같은 것을 동그랗게 감은 뭉치를 얘기할 때 쓴다.
국수 사리, 냉면 사리, 우동 사리, 라면 사리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가 있는데 국수 뭉치를 세는 단위로도 ‘사리’가 활용된다. “점심에 냉면 두 사리를 먹었다”, “국수 두 사리만 주세요” 등으로 쓸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