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언제 피었다 졌는지도 모르게 바쁜 일상 속, 퇴근 후 잠깐의 여유가 생기면 쇼츠나 릴스를 보게 된다. 5분만 보려던 영상이 어느새 두세 시간이 지나 있다. 그 짧은 영상들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있을까?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학생들 역시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이미지와 영상 중심의 콘텐츠를 소비한다. 따라서 학생들이 정보를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스스로 판단하며 책임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교사의 중요한 역할로 떠오르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단순히 ‘읽고 쓰는 능력’을 넘어, 미디어의 제작 의도와 숨겨진 메시지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형성하며 창의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능력까지 포함한다.
질문 중심의 수업 전개
수업의 핵심은 단순히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스스로 사고하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 예를 들어, 뉴스 기사를 제시하고 “이 기사 제목은 감정을 자극하는가?”, “기사에 인용된 인물은 누구이며, 왜 이 사람이 선택되었을까?” 등의 질문을 던지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기사 속 의도와 맥락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광고도 “이 광고의 주인공은 누구이며, 왜 그 사람이 선택되었을까?”, “이 장면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같은 질문이 효과적이다. 교사는 질문을 통해 관점을 확장시키는 ‘촉진자(facilitator)’의 역할을 하게 된다.
학생 참여형 수업 구성
학생이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표현하는 과정이 포함될 때 그 효과가 크다. 예를 들어, 특정 주제를 정해 소그룹별로 ‘가짜뉴스 판별 퀴즈’를 만들고, 이를 발표하는 활동은 재미와 교육 효과를 동시에 가져온다. 또, 직접 뉴스 클립을 제작하거나, ‘1분 짧은 광고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제작 과정에서 학생들은 ‘어떻게 구성해야 설득력이 있는가?’, ‘정보를 왜곡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흥미를 끌 것인가?’ 등을 고민하게 되며, 이는 곧 리터러시 역량으로 이어진다. 교사는 활동 중심 수업에서 그 활동을 하는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인식을 학생들과 공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또한 학생들의 발표물이나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에 어떤 생각이 들었고, 어떤 의문이 생겼으며 어떤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지도 함께 교육과정에 설계해야 한다.
학교 교육과정 차원의 협업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특정 교과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어에서는 뉴스, 광고, 자막 등을 분석하며 표현의 의도와 효과를 살피고, 비평문 쓰기를 통해 표현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사회에서는 뉴스 시각 차이를 비교하거나 SNS 여론 형성을 토론 주제로 삼을 수 있다. 도덕에서는 ‘온라인 소통의 책임’이나 ‘가짜뉴스의 윤리성’을 주제로 토론하거나 역할극을 할 수 있다. 미술에서는 광고 포스터 분석이나 직접 콘텐츠를 디자인하는 활동으로 시각적 리터러시를 기를 수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는 ‘우리 학교 알리기 영상’, ‘가짜뉴스 바로잡기 캠페인’ 등 프로젝트를 통해 종합적 미디어 활용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이처럼 교과 간 연계를 통해 단편적 기술이 아닌 ‘삶의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교실은 학생들이 그 역량을 길러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공간이며, 교사는 그 여정을 이끄는 안내자다. ‘무엇을 믿을 것인가’보다 ‘어떻게 믿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다.
이현주 장학사
전북 군산교육지원청
챗GPT 인공지능 시대 철저 대비법:
미디어 리터러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