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별들이 모여서 잔잔하게, 시냇물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보고 흔히 ‘은하수’라고 얘기한다. 이 은하수의 본디 우리말이 ‘미리내’다.
사전을 찾아보면 미리내는 ‘은하’나 ‘은하수’의 방언이라고 나와 있다. 그러나 ‘미리내’라는 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르’라는 말은 용의 옛말을 찾아볼 수 있다. ‘내’는 강보다 작은 물줄기를 뜻한다. 즉 ‘용’의 순우리말과 ‘내’가 합쳐진 말이 미리내인 것이다.
아마 옛 어른들은 하늘의 반짝이는 별을 보면서 마치 용이 미역을 감는, 용이 노는 냇가처럼 느꼈던 모양이다. 백창우 씨의 ‘푸른 하늘을 본지도 참 오래 되었지’라는 노래를 보면 “고운 미리내를 본 지도 참 오래되었지”라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요즘에는 미리내라는 선조들이 만든 시적이고 아름다운 말보다 은하수라는 말을 자주 더 쓰고 있다.
하늘의 별을 쳐다보기도 어려운 세상이고, 미리내를 만나기도 어려운 세상이 요즘이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 ‘미리내’라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떠올리면서 미리내를 찾아서 하늘을 쳐다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