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종교사학에 재학 중인 중·고교생의 과반수 이상이 종교선택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상당수 학생들은 교내 종교의식이 학교생활 만족도를 떨어뜨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종교인·시민단체 모임인 종교자유정책연구원(공동대표 길희성 등·이하 종자연)이 NGO리서치에 의뢰해 3월18일-4월17일 서울 시내 중등 종교사학 10개교에 재학 중인 1천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면접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56.1%)이 '학내 종교의식 등에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종교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대답한 학생은 7.7%였다. 이런 응답 성향은 자신이 신앙하는 종교와 무관하게 모두 높게 나왔다 또 응답자의 28.6%가 학내 종교의식에 대해 불만족을 표시했다. 만족스럽다는 답변은 27.5%였다. 교내 종교의식에 대한 불만의 원인으로는 '원치 않아서'(17%), '종교가 달라서'(17%), '공부시간 제약'(15%), '흥미가 없어서'(8.4%)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종교인별로는 개신교인은 만족(49.3%)이 불만족(14.9%)보다 훨씬 높았다. 가톨릭은 만족(34.4%)과 불만족(28.7%)이 비슷한 편이고, 불교는 만족(12.1%)보다 불만족(32.4%)이 더 많았다. 이에 대해 조사자 측은 "개신교 배경의 학교가 많은 비중을 차지해 이들 학교에서 불교인들이 느끼는 불만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학생들은 가장 많이 경험한 종교 자유의 침해 유형으로 '종교과목이 복수로 편성되지 않아 원치 않게 들어야 하는 경우'(28.9%)를 꼽았다. 일부는 종교의식 참가를 강요당하거나(25.3%), 종교의식 불참시 체벌을 당했다(9.2%)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종교사학은 개신교가 8개교, 불교와 천주교가 각 1개교였다. 응답자의 종교분포는 개신교가 32.1%, 가톨릭이 16.4%, 불교가 8.3%, 기타종교 5.2%, 종교 없음이 37.9%였다. 표본오차 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
종자연은 이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4일 오후 중구 장충동 우리함께빌딩 만해NGO교육센터에서 종교인, 시민단체 회원 등을 초청해 '종교자유와 인권'이라는 주제 아래 세미나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