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의 한 고등학교가 지난 10일 등굣길 시내버스 추락사고로 숨진 재학생의 장례식날 교직원들이 체육행사를 가진 사실이 알려져 비판이 일고 있다.
진주 모고교 2학년 정모(16)군은 태풍 '에위니아'가 강타한 지난 10일 오전 등굣길에 타고 있던 시내버스가 남강에 추락하면서 실종돼 다음날인 11일 숨진채 발견됐다.
정군의 장례식은 12일 치러졌고 운구행렬은 이날 오전 모교에 도착해 운동장과 교실을 한 바퀴 돌았다.
그러나 같은날 오후 학교 일부 교사들이 7~8교시 자율학습 시간을 이용해 강당에서 배구 등 체육행사를 가졌고 이를 지켜본 재학생들이 학교 홈페이지에 '선생님들의 처신이 잘못됐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외부에 알려진 것.
'3학년'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정군의 장례가 얼마 지났다고 강당에서 웃으며 놀고 있습니까"라면서 "그 학생에게 정말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지적하는 등 홈페이지에는 재학생들의 비난성 글들이 잇따랐다.
논란이 일자 이 학교는 16일 오후 학교장 명의로 홈페이지에 '몇몇 교사들의 사려깊지 못한 행동에 깊이 반성하고 뉘우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문에는 "학생과 교사 모두가 슬퍼하고, 안타까움을 이루 말할 수 없는 분위기였지만 우울한 분위기를 반전시켜 학교의 평상생활을 찾아보자는 단순한 생각에 그날 상황에 적절하지 못하게 일부 교사들이 배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학교 홈페이지는 접속자 폭주로 서버가 다운돼 이전 사용하던 서버로 홈페이지를 임시가동되면서 사과문만 게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