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의 과잉 체벌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전북 부안의 한 초등학교가 '체벌없는 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 부안동초등학교에 따르면 올 학기 초부터 '체벌과 학교 폭력 너랑 안 놀아!'라는 주제로 학년과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자율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는 학년별로 '체벌 없는 교실 만들기 동아리'를 조직, 학생들이 체벌 대신 스스로 잘못을 뉘우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고 공유하며 이를 실천토록 지도하고 있다.
갓 입학한 1학년 새내기를 위해 교사들은 '레드카드 제'를 활용한다.
학생의 잘못에 대해 먼저 주의를 주고 또다시 잘못을 저지를 경우 교실 알림판에 레드카드를 붙인 뒤 2회 이상 교실청소와 환경정리 등의 봉사활동을 마치면 카드를 떼어 벌을 면해준다.
만약 20장의 레드카드가 받게 되면 교사가 학부모를 만나 학생의 잘못을 알려주고 고치도록 독려한다.
2.3학년 학생들은 각각 스스로 지킬 약속을 적은 '약속 메모장'과 '칭찬 일지' 만들어 이를 잘 지키면 문화 상품권 제공 및 청소 면제 등의 보상을 해주고 어겼을 때는 청소, 반성문 쓰기 등의 벌칙을 시행한다.
4학년 학생들은 교사로부터 칭찬을 받으면 눈금 수치를 높이는 '사랑의 온도계'를 만들었고 6학년 교사와 학생, 학부모는 월 1회 '숲속 교실'을 걸으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반성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교사들은 꼭 필요할 경우에 일어서고 앉기 반복과 엉덩이로 이름 쓰기 등 재미있는 몸짓 따라하기와 운동장 한 바퀴 돌기, 시 외우기, 책 읽고 감상문 쓰기 등의 가벼운 벌칙을 주기도 한다.
프로그램 운영 후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학칙을 지키고 잘못을 고치려고 노력해 교사들과의 거리가 좁혀져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등 학습효과가 확연히 높아지고 있다고 학교측은 설명했다 교사들도 체벌 후 주위에서 받게 되는 따가운 시선과 비난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줄어들게 되었다고 학교측은 전했다.
강귀자 교감은 "프로그램 실행 이후 학교 분위기가 밝아지고 교사들도 자부심과 보람을 갖고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며 "학교는 앞으로 더 많은 자율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