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과 인제 등 폭우로 극심한 피해가 발생한 지역의 고3 수험생 상당수가 수마로 학업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
수해로 초토화 된 강원 평창군 진부면 소재 진부고교의 경우 전체 336명 중 수해를 당한 학생은 모두 79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대부분 폭우로 도로가 유실되면서 고립된 지역의 학생들로 가옥 매몰과 침수 등으로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어 버렸다.
특히 이들 가운데 고3 수험생들이 모두 19명으로 당장 올해 수능시험을 앞두고 한창 학업에 전념해야 할 시기에 공부는 고사하고 지낼 곳도 마땅치 않아 진학의 꿈마저 접어야 할지도 모를 안타까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인제지역도 마을이 폐허로 변하거나 도로유실 등으로 고립돼 귀가하지 못한 채 친구 집과 마을회관 등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고등학생이 37명에 이르고 있다.
인제읍 고사리에 사는 조모(19) 양의 경우 지난 15일 등교한 뒤 4일 만인 19일 어렵게 집을 찾았으나 산산이 부서진 집터에서 고작 젖은 책 몇 권을 건지고는 눈시울을 붉혔다.
유치원 교사가 꿈이었던 조양은 "집도 농토도 모두 망가졌는데 부모님께 대학에 가겠다는 말을 어떻게 꺼내겠느냐"며 "학업도 중요하지만 우선 힐을 내 부모님을 도울 생각" 이라고 애써 아쉬움을 감추었다.
진부고등학교도 도로가 복구되는 대로 각 반 담임교사들을 피해마을로 보내 학생들을 찾아다니며 상황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진부고교 최성순 교무부장은 "수해를 당한 고3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희망자에 한해 방학 중 교실 한 곳을 공동숙소로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중" 이라며 "학생들이 최대한 빨리 안정을 되찾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원도 교육청은 수해를 당한 학생들에게 수업료 감면과 교과서 및 학용품, 신발, 의류 등을 지원하고 해당 학교 측에 면학 분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