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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BK21 사업 다시 도마위에 올라

3조 4천여억원 투입, 선정부터 평가까지 '주먹구구' 우려
교육부 "선정절차, 사후관리 강화해 2단계 잡음 없어"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국민대 교수 재직 시절 소속됐던 연구팀이 교육부의 두뇌한국(BK)21 사업 보고서에 동일한 논문을 2개의 연구실적으로 보고했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그동안 상당한 잡음을 불러일으켰던 BK21사업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이번 사례는 물론 BK21 사업 초창기인 2002년 9월에 발생했고 사업 선정 단계가 아닌 최종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의 빚어진 일이다.

하지만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과 함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BK21 사업의 지원대상 선정부터 평가 등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BK21 1단계 사업이란 세계 수준의 대학원 육성 및 지역산업 수요와 연계한 지방대 육성을 위해 과학기술.인문사회.지방대.특화사업 분야에 1999년부터 2005년까지 매년 2천억원씩 7년 간 1조4천억원을 투입하는 사업을 말한다.

2단계 사업을 통해 올해부터 2012년까지 7년간 74개 대학 568개 연구팀에 매년 2천900억원씩 모두 2조300억원이 지원된다.

하지만 대학 최종 선정과정에서 일부 대학이 탈락한 것에 항의하며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는가 하면 해마다 국정감사에서 결과물의 평가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아왔다.

실제 서울대 사회학과는 4월말 2단계사업 최종선정에서 탈락한 것과 관련, 교육부와 BK21 사업단에 공개질의서를 제출했다.

이 학과는 질의서에서 "서울대 사회학과는 대학원생 배출과 교수 연구실적 등 객관적 정량평가(37%)에서 수위를 차지했는데도 사업신청서를 위주로 심사위원들이 평가하는 정성평가(63%)의 비율이 너무 높게 반영돼 탈락했다"며 "이번 평가는 합리성과 객관성, 적절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해말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두뇌한국(BK)21' 사업자로 선정된 지방 국립대의 육성분야 성과가 매우 저조한데도 교육부 평가단의 평가가 긍정적으로 나와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임태희 의원(한나라당)은 당시 교육부 산하 학술진흥재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방 국립대들의 외국어능력 등 학생.교육 부문 실적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평가단의 평가는 긍정적으로 나오는 등 엄정한 평가를 했는지 의심스럽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임 의원은 "실례로 목표치 토익 760점을 참여 학생의 80%가 성취하겠다고 계획한 강릉대는 실적이 불과 2.2%였음에도 평가단은 '어학능력 향상을 위한 현실적인 교육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음'이라는 평가의견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제주대는 외국어능력부문에서 목표치 토익 700점을 참여 학생의 40%가 성취하겠다고 계획했으나 실적은 3.7%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경북대는 목표치 토익 점수 700점, 참여학생 70% 계획에 실적은 12.4%, 창원대는 650점, 참여학생 50% 계획에 실적은 19.1%에 각각 그쳤다.

전공분야 취업률도 강릉대의 경우 계획은 100%였으나 실적은 22.5%에 그쳤고 제주대는 계획 62%에 실적 29%에 머물렀다. 국가기술자격증 취득률도 강릉대가 계획 80%에 실적은 36.4%, 경상대는 계획 60%에 실적 6.2%, 경북대는 계획 40%에 실적 15%에 각각 머물면서 평가의 공정성 시비가 제기됐다.

교육부는 이러한 지적들을 수용, 4월 2단계 BK21 사업단을 선정하면서 심사과정에 과락제를 도입하고 사업단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선정권에 들었더라도 하위 30%에 대해서는 재심사를 통해 상위 사업단과 분야별로 15~25점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 선정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국내 주요 학술단체로부터 심사위원 추천단을 구성해 이들이 추천한 심사위원 후보군을 중심으로 최종 심사위원을 구성해 요건심사, 사업계획서심사, 사업단장 인터뷰 등 다단계 심사절차를 통해 보다 객관적이고 정밀한 심사가 이뤄지도록 했다.

특히 국가 재정지원사업 중 처음으로 신청팀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인터넷에 공개해 대학간 신청서를 상호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는 사후관리를 위해 매년 평가를 통해 목표에 미달한 사업단 대해 사업비 삭감 등의 조치를 내리고 2008년과 2011년에는 '중간평가'를 통해 중요한 협약 내용을 이행하지 않은 사업단을 탈락시킬 방침이다.

아울러 학술진흥재단에 'BK21 사업관리위원회'를 두고 권위있는 평가 전문가를 위촉하는 등 전문성 있는 상시 평가관리체제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사업 초창기에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으로 1단계 사업을 거치면서 선정절차부터 사후 평가에 이르기까지 관리감독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며 "이로인해 2단계 사업단 선정 과정에서 1단계 때와는 달리 큰 잡음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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