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교육부총리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다른 장관도 아닌 교육부장관이라는 사람이 GDP 대비 6% 교육재정 확보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한마디로 일축해 화제가 됐다. 그는 이미 내년 예산은 편성된 상태이고, 후년 예산은 다음 정부를 위해 쓰여 질 것이기 때문에 현 정부에서 공약 달성은 어렵다고 말해 교육계를 실망시켰다. 이는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기획예산처 장관의 국회 발언에 이은 것으로 교육재정 공약을 처음부터 헌신짝 취급해 온 참여 정부의 의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재정 확보의 시급성에 대해서는 따로 논의할 필요조차 없다. OECD 국가 중에서 공교육비에 대한 사적인 부담률은 우리가 최고이다. 사교육비까지 포함하면 그 정도는 더욱 심화된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GDP대비 공교육비 민간부담 비율은 2.9%로 OECD 평균인 0.7%의 4배에 달한다. 교육재정 확보의 시급성은 교육재정 지표와 각종 교육인프라의 열악상 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학생당 교육비는 OECD의 평균과 비교할 때 초·중등교육은 약 70%내외, 고등교육은 50% 미만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현 정부는 대선 때 2008년까지 급당 학생 수를 초등 25명, 고교 30명까지 낮추겠다고 공약했지만, 오히려 이전 정부 때보다도 악화되었다.
GDP 대비 6%의 교육재정 확보가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2005년 기준 GDP는 약 842.1조원으로서 그 6%는 50.5조원이다. 여기서 시도 자체수입 8.1조원을 빼면 중앙정부가 확보할 예산은 42.4조원으로 정부예산의 26.5%이다. 이는 정부예산의 4분의 1을 조금 초과하는 정도로, 그동안 교육예산이 정부예산의 4분의 1 정도를 차지해 왔다는 점에서 무리한 목표도 아니다.
아무튼 교육재정 공약 이행 불가를 서슴없이 내뱉은 김병준 교육부총리는 자질 논란의 파고 속에서 13일 만에 물러났다. 국민들의 여망이 담긴 대선 공약이 임기 말이라고 해서 실천을 위한 노력이 면제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