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8일만에 사표가 수리된 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의 이임식은 7일 오후 6시부터 20여분동안 진행됐다.
당초 이날 중으로 예상됐던 청와대의 사표 수리가 오후 5시를 지나서도 이뤄지지 않자 교육부 일부 직원들은 이임식이 8일 오전에야 열릴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에서 김 부총리의 사표가 수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교육부는 직원 퇴근시간 5분전인 5시55분으로 이임식 일정을 갑자기 잡았다.
=침통한 분위기 속 진행= ○... 김 부총리는 행사시작 예정시간보다 5분가량 늦은 오후 6시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정부중앙청사 16층으로 올라와 대기 중이던 간부 및 출입기자 일부와 악수를 나눈 후 이임식장인 16층 대회의실에 입장했다.
이임식은 오후 6시부터 직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기에 대한 경례와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이임사, 꽃다발 전달 등의 순으로 20여분 동안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대부분 직원들은 고개를 떨군 채 김 부총리의 이임사를 경청했고 이임사가 끝나자 아쉬움의 박수를 보냈다.
한 간부 직원은 "내가 교육부에 근무하면서 여러 교육부장관을 거쳐봤지만 김 부총리처럼 많은 준비를 했고 포부를 갖고 있었던 사람은 없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부총리는 이임식이 끝난 후 모든 참석직원들과 환한 얼굴로 일일이 악수를 나눈 후 한명숙 총리에게 이임인사를 갔으며 이임인사를 마친 후 교육부 실ㆍ국장과 기념촬영을 마지막으로 교육부 청사를 떠났다.
=케네디 前대통령 사진을 걸어놓은 이유 소개= ○... 김 부총리는 이임사를 하면서 자신의 서재에 존 에프 케네디 전 미국대통령의 흑백사진을 걸어놓은 이유를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 사진은 후배한테 일부러 부탁해 구해놓은 흑백사진으로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안락의자에 편히 앉아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며 "이 사진을 걸어놓은 것은 케네디 전 대통령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도 아니고 잘 생긴 젊은 대통령이기 때문은 더욱 아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 사진을 통해 보고 있는 것은 그의 죽음과 함께 사라져버린 변화와 개혁의 꿈"이라고 밝혀 교육개혁을 시작하기도 전에 중도 사퇴하게 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 '최단명 3위' 교육장관 기록 남겨= ○... 18일 간 재임한 김 부총리는 2005년 1월 도덕성 시비 등에 휘말려 사임한 임명 5일만에 사임한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와 5ㆍ16 군사쿠데타로 물러난 윤택중 전장관(17일 재임)에 이어 역대 교육장관 중 세번째로 단명한 불명예를 안았다.
전 부처를 통틀어서는 2001년 8월 취임 17일만에 사임한 김용채 건설부장관에 이어 역대 9위 단명 장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