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 2006 서울대회가 20일~24일까지 열렸다. 민간국제기구인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 주관이며 올해로 72회를 맞은 이번 대회의 올 주제는 ‘도서관: 지식정보사회의 역동적 엔진’으로 150개국 도서관 관계자 5000여 명이 참가했다.
개막식에서 대회 명예조직위원장인 권양숙 여사는 “최근 3년 동안 한국은 3800개의 학교도서관과 아홉 곳의 어린이 전용도서관이 새로 문을 열었고, 6월 국립어린이청소년 도서관이 개관했다”며 “한국은 도서관의 양적ㆍ질적 발전을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WLIC 집행위원장을 맡은 한상완 한국도서관협회 회장(65·연세대 교수)은 “아직 한국인들에게 도서관은 ‘그림의 떡’”이라고 말했다. ‘내 삶과는 상관없고 수험생들이나 특별한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가는 그 무엇이라 여긴다는 것’이다. 도서관이 우리 삶 속을 파고들 만큼 가까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시인한 것이다.
한 교수는 “우리나라의 도서관 수준은 중진국 수준에도 못 미친다”고 밝혔다.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보다 도서관 역량이 뒤진다는 것. 지표로만 볼 때 우리는 인구 대비 공공 도서관 수가 지난해 기준 9만4000명 당 1개인데 독일은 9000명, 영국은 1만2000명, 미국은 3만 명 당 1개라는 것이다.
또 한 교수는 1만 여 개의 전국 초중고교 학교 도서관에 사서 교사를 둔 곳이 300곳이 되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학생들이 학교 도서관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고,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에 커서도 도서관의 진정한 가치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한 교수는 “학교도서관만 제대로 이용할 줄 알아도 자학자습과 창의성 교육이 제대로 이뤄져 공교육 위기의 상당 부분이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