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통계가 정책 오류를 부른다. 통계가 곧 정책이라는 말도 있다. 특히 OECD 교육통계 같은 권위 있는 자료는 한 나라의 교육정책 방향을 좌우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OECD 교육통계를 적극 활용해 국민을 설득하고 교육투자를 늘리기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계도 OECD 국가 중 최악의 교육여건임을 들어 교육투자의 획기적 증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와 감사원은 OECD 교육통계 중 교원보수 수준, 교원 수업시수, 정부 예산 중 교육예산 비중 등 입맛에 맞는 통계만 골라 교육투자 요구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실정이다.
언론도 최근 몇 년간 OECD 교육통계가 발표될 때마다 우리나라 교육여건의 열악상에 주목하기 보다는 ‘우리나라 교원들이 수업은 적고 보수는 높다’는 식의 보도에 치중해 국민 일반에 잘못된 인식을 유포해 왔다. 이 결과 외국은 교육투자의 증대를 통해 교육경쟁력을 높이고 있는데 우리는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교원을 개혁 대상으로 한 정책이 난무하고 있다. OECD 교육통계가 정확하다면 할 말이 없다. OECD 교육통계에 따르면 미국교사들이 우리나라 교사들보다 연간 2배나 더 수업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미국교사들은 슈퍼맨인가. 하루 순수업 시간이 60분씩 6회 꼴로 360분이란다. 일반 공무원 보수 수준과 비슷한 우리나라 교원 보수가 과연 세계 최고 수준인지도 정밀히 따져 봐야 한다.
OECD 교육통계 중 교원관련 통계에는 이런 허점이 도처에 엿보인다. 교육부는 그 동안 이런 자료를 아무런 설명자료 없이 내놔 국민들에게 잘못된 교원 이미지를 심은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통계의 오류를 근본적으로 시정해 나가야 한다. 교육부가 교육통계 관리와 활용을 잘못해 기획예산처와 감사원의 논리에 오히려 역이용 당한다면 국민이 바라는 교육선진국의 길은 요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