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라 발표된 서울대와 서울시내 주요 사립대학들의 2008학년도 입시안에 대해 22일 학부모와 교사, 학생들은 다양한 반응들을 쏟아냈다.
대부분 대학이 학생부 성적을 50% 반영한다는 점에서는 안도했으나 2007학년도에 비해 논술비중이 확대된다는 점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많았다.
그러나 서울대의 경우 수능이 자격고사로 활용되기 때문에 결국 가장 영향력 있는 요소는 수능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 강남 H고교 교사 유모씨는 "학생부 비중을 높인 것은 다행이지만 대학들이 학생부 성적을 믿지 않는 분위기라고 알고 있다"며 "학생부 실질반영률도 5% 정도밖에 안될 것이므로 결국 논술에서 당락이 갈린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의도고교 2학년부장인 한상남 교사는 "학생부 비중을 높인 것은 환영하지만 논술이나 학생부 비교과 영역 비중이 높아지면 학생들이 다시 사교육에 의존하게 될까봐 우려가 크다"며 "복합적 사고 지도를 위해 여러 과목 교사들이 함께 논술수업에 참여하는 등 논술지도 강화를 위한 방안들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홍대 부속여고 2학년부장 박승열(44) 교사는 "논술, 학생부 비중이 높아진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가장 영향력 있는 것은 수능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박 교사는 "서울대 입시안의 경우 수능을 자격고사로 활용한다는 것인데 결국 수능에서 1등급을 못받으면 아예 지원자격조차 없다는 얘기"라며 "논술 역시 통합교과형으로 기본지식이 없으면 쓸수가 없게 돼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교과 중심의 진학지도를, 특히 상위 5~10% 학생들에겐 논술을 강조해 지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논술비중이 확대된다는 것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걱정도 많았다.
고등학생 아들을 둔 진모(46.여)씨는 "아들이 이과이다보니 수학, 과학은 잘하지만 언어를 못해 걱정이었는데 논술까지 봐야한다니 정말 고민스럽다"며 "아예 학생부로만 선발하는 전형이 좀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외국어고교에 다니는 딸을 둔 윤모(43.여)씨는 "이번 입시안을 보니 학생부 비중만 높이고 특목고생을 위한 배려가 거의 없었다"며 "결국 논술에 승부를 걸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룹과외를 시켜야 하는데 믿을 만한 강사를 찾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여의도고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박모군은 "논술비중이 커지면 고액과외를 받는 강남 학생들에게 유리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학교에서도 논술 대비 수업을 하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불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