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염색 하는 법을 배워서 할아버지께 갈옷을 만들어 드리고 싶어요" 제주여중 2학년 김미소(14)양은 하얀 천을 들고 다부지게 말했다.
4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갈옷생산업체 몸생이(옛 명월초교)에는 제주여중 2학년 학생 80여명이 저마다 하나씩 하얀 천이나 티셔츠를 들고 강사의 지도에 따라 감물을 들이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날은 제주여중 '창의적 체험학습의 날'. 학생들은 자연생태체험, 갈옷 만들기, 마라도 탐방 등 여러 체험학습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종류를 선택해 체험학습을 했다.
이곳에 모인 학생들은 몸생이 양순자 대표와 강지은(24.여)씨로부터 하얀 천에 풋감 등을 이용해 천연염색을 하는 법을 배우고 갈천으로 휴대폰 줄 등 공예품을 만들었다.
집에서 하얀 티셔츠를 집에서 가지고 온 이주희(13)양은 "원래 옷이나 장신구에 관심이 많아서 갈옷 만들기 체험학습을 선택했다"며 "가지고 온 옷에 감물을 들여서 입고 다니면서 갈옷을 입던 제주도 조상들의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천연염색을 해 보고 싶어서 왔다는 강연지(14)양은 "갈옷과 함께 친구들과 어울려 예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며 "전통과자 만들기나 초가지붕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교육 프로그램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 대표를 도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강씨는 "감물을 다 들이고 나서 천이 마를 동안 학생들과 함께 갈천으로 휴대폰 줄을 만들고 있다"며 갈옷의 장점에 대해 "갈옷은 감이나 자생풀 등 천연재료를 이용하는 것이라 색감이 자연스럽고 건강에도 좋다"고 말했다.
제주여중 2학년 담임선생님 김송국(40)씨는 "바다나 산에 가서 마냥 놀기 보다는 이러한 체계적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문화 등을 직접 체험을 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보다 유익할 것"이라며 "앞으로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운영돼 학생들에게 이러한 체험학습의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체험학습에 앞서 오전 10시에는 양성언 제주도교육감과 양 대표 등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통문화.인성교육 위탁교육기관 몽생이' 현판식이 열렸다.
제주도교육청은 몸생이 등 도내 5개 폐교시설과 제주도 향교 재단 등 모두 6개 시설을 전통문화.인성교육센터로 지정, 초.중생들을 대상으로 제주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와 체험교육을 비롯해 전통예절, 생태체험, 자연관찰, 공동체놀이, 전통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