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열린 교총 제70회 대의원회는 '교육자선언'을 통해 공식적으로 李海瓚 교육부장관의 퇴진을 요구했다. 李장관퇴진 요구는 '교육공황'의 위기에 처해있는 우리교육을 회생시키기위한 최소한의 응급처방이다.
선진 각국은 21세기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오래전부터 우수교원 확보를 위한 특별조치를 취하고, 교육개혁 입법을 제정하는 등 비상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데 우리는 경제위기에 이어 교육위기 상황을 연출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교육자 선언'은 교육공황의 책임자를 문책하라는 이유로 '교원 정년단축 강행으로 인한 교원수급의 차질과 교육의 질 저하'를 지적했다. 아울러 전문직 교원단체를 약화시키는 교원분열 정책도 李장관이 저지른 대표적 실책으로 꼽았다. 우리는 이 세상 어느나라 정부가 대학교수의 정년과 초·중등 교원의 정년을 차별하고 대다수의 교원들이 노조방식이 아닌 전문직단체 방식으로 교섭을 하겠다는데, 굳이 노조에만 교섭권을 주겠다며 '전문직단체 죽이기'에 몰두하는지 다시 한번 묻지 않을 수 없다.
외곽을 두드려도 핵심은 변한다. 이 방법이 순리에 따른 개혁의 원리일 것이다. 그런데 李장관은 과거 교육부장관들이 온정주의 정책을 펴 교육개혁을 제대로 못했다며 무모할 정도로 교육의 본질부분을 침해했다. 이같은 급진주의로 교육의 핵심이 변화하는게 아니라 무너지고 있다. 교원의 전문직적 자존심이 교육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온정적이기를 포기한 그의 서슬아래서 무참할 정도로 망가졌다.
역대 장관들도 교원처우 개선에는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그의 말대로 온정주의 탓인지 '교권확립의 해'를 설정한다든지, 교육부 스스로 '선생님 감사합니다'는 구호를 내걸고 스승존중풍토 조성에 앞장섰다. 그리고 전문직 교원단체 활성화를 위해 음양으로 지원했다. 그런데 李장관은 교원을 개혁대상 으로 몰아쳤다.
결과적으로 학부모와 학생들도 교권을 얕보고 불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 정책에 호응하던 교원들의 정서가 강한 반대정서로 돌변한 것은 너무도 자연스런 현상이다. 정년단축으로 그가 기대하던 교단의 활기는 커녕 교단공동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떠나야 할 사람이 떠나지 않으면 떠나지 말아야 하는 사람들이 떠나게 된다. 그야말로 젊은 장관이 '고뇌어린 결단'을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