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한국의 대학은 학생 스스로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을 터득하고 전문교육의 기초를 다질수 있는 총체적 기초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총장은 12일 오후 포스텍 초청으로 '교육과 경제성장'이란 주제의 특강을 통해 "대학은 더 이상 기성지식의 전수기관이 아니라 미래를 창조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을 길러내는 곳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은 "이를 위해 학생들이 앞으로 어떤 직종에 종사하든 평생 시대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잠재역량을 키워줘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초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한국의 대학은 기존의 '모방을 통한 양적 팽창'에서 '창조를 통한 질적 성장'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대학의 기초교육은 전공과정에 진입하기 위한 형식적 요건 정도로 소홀히 취급돼 전공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 자기 분야밖에 모르는 편협한 근시안적 인간으로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대에 대학에서 암기한 전공지식이 수년만 지나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허다한 실정"이라며 "결국 기초교육의 방치는 전문지식의 부실을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총장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글로벌 인재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 창조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세계공통재능, 즉 상식과 교양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정 전 총장은 이와함께 "대학은 최고의 인적자본 축적을 통해 국가의 경제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라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며 "한국의 대학이 세계 대학들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재정적 지원과 투자로 세계적 수준의 연구 및 교육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이 유능한 학생과 교수들을 유치하고 혁신적인 교과과정을 만드는 데 현재와 같이 여러 제약이 있으면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낙오될 수 밖에 없다"며 "교육과 연구, 행정에서 최대한의 자율을 허용할 때 시대환경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지식창출 중심의 교육과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