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어디를 갈까, 어디 괜찮은 휴가 방법은 없을까" 궁리는 많지만 결국은 늘 해온 대로 사람들이 북적이는 행락지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곤 다시 묵은 각오를 되새김질한다. "내년에는 이런 데 오지말고 진짜 괜찮은 여름여행을 떠나야지" 이번 여름방학은 어떻게 보낼까. 여행 마니아들은 어디를 갈까를 고민하지 말고 어떻게 휴가를 보낼까를 고민하라고 조언한다. 전문가가 제안하는 색다른 휴가법을 모았다.
자신만의 여행법을 개발하라 어디를 갈까를 너무 고민하지 말라. 목적지를 정하는데 신경 쓰기 때문에 떠나기 전부터 부담스러운 것이다. 지도위에 발자국을 찍어보고 그 속에 들어있는 곳만 가보겠다는 편한 마음으로 아무데나 찾아가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차를 버리고 서울부터 부산까지 노선버스만 타고가기, 서울시내 사대문안을 골목으로만 다니기 등도 한 방법이다. 고속도로가 아닌 좁은 길을 달리며 사람들 부대끼는 삶의 현장을 관통하고, 세월의 더께가 그대로 남아있는 사대문안 작은 골목을 아이스크림 하나 물고 누비며 구경하는 맛은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피서인파를 피하라 인파를 피해라. 그리고 자연 속에 들어가 목적 없이 쉬어라. 아이들은 뛰놀라고 풀어줘라. 그것만으로도 마음은 한가로와 진다. 경북 청송과 같은 오지를 찾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예닐곱 가구가 모여 사는 작은 마을, 아직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호롱불을 켜고 사는 마을이 찾아보면 아직도 있다. 기차여행도 한 방법이다. 붐비는 경부, 호남선이 아닌 휴가지와 떨어진 생활노선을 골라보자. 부산에서 목포를 왕복하는 경전선, 아우라지 전설 어린 강원도민의 삶이 배어있는 정선선, '박하사탕'의 무대가 됐던 충북선 등 열차 시각표를 구해 스케줄을 짜면 이미 기차여행은 시작된다.
해수욕장 대신 갯벌로 가보자 바다에는 해수욕장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고운 모래 대신 찰기 넘치는 펄흙이 몽글몽글 발가락 사이로 부드럽게 밀려들어오는 곳, 게와 조개가 묻혀있고 운 좋으면 물빠진 고랑에서 해삼도 주울 수 있는 곳이 바로 갯벌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갯벌 면적이 넓은 나라다. 그 갯벌에 신발 벗고 직접 들어가 보자. 강화도의 석모도와 부안의 계화도, 충남보령의 무창포와 장고도, 경기도의 제부도, 변산반도의 곰소만 등이 가족과 함께 가볼 만한 갯벌. 가장 간편한 차림으로 갯벌에 들어가 밟고 만지며 뒹굴어 보라. 호미와 장화를 준비하고 물 한통 승용차에 싣고서 갯벌과 교감하러 떠나보자.
나도 로빈슨 크루소! 무인도에 한 번 가보는 것은 누구나의 꿈이다. 사람 살지 않는 섬으로 들어가 낚시의 손맛도 즐기고 야영하면서 번잡한 속세와 떨어진다...우리나라 무인도 중에서 야영이 가능한 곳은 인천시 옹진군 좌월면 사승봉도가 대표적. 갯벌이 펼쳐져 있어 갯벌낚시도 할 수 있고 물도 나오기 때문에 야영도 가능하다. 승봉도에서 연락선을 타면 30분 거리. 무인도 여행을 할 때는 꼭 행정기관의 허락을 받아야한다. 상비약과 식량, 모기장 준비는 필수, 거기에 "로빈슨크루소 따라잡기" 같은 책 한 권 준비하면 나도 탐험가가 될 수 있겠지. /서혜정 hjkara@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