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 관점에서 본 과학교과서 삽화 분석 양성평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교과서도 이에 맞춰 많은 변화를 해왔지만 성역할 고착에 대한 논란과 이를 연구한 논문이 여전히 나오는 것을 보면, 아직도 우리 교과서는 편향되어 있는 모양이다. 최근 ‘교육과정 평가연구’에 발표된 논문 ‘양성평등 교육의 관점에서 본 초・중등학교 과학교과서 삽화의 분석’(초 3~6학년 교과서, 중・고교는 가장 많이 선택한 4개 교과서 분석)만 봐도 그렇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직업인은 물론 과학자 대부분이 남성 위주로 소개, 성편중성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최경희 이화여대 교수는 “역사적으로 과학영역의 노벨상 수상자중 여성은 2%에 불과하고 우리나라의 경우도 과학 분야 여성연구원의 비율이 2000년에야 10%에 도달했다”며 “교과서에서조차 여성 과학자 이미지를 찾아보기 어려우면 ‘과학은 남성 학문’이라는 인식을 더욱 심화시켜 진로 선택에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직업=초등 교과서에는 직업인으로 표현된 남성이 여성에 비해 3.5배가 높았으며, 중학교는 2.5배, 고교 과학교과서는 2.0배, 물리교과서는 10.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의 경우 총 11명의 인물이 등장했는데 모두 여성으로 표현되었으며 7명의 여의사의 경우 4명이 산부인과 의사로 표현되었다. 영양사와 스튜어디스는 모두 여성인 반면, 경찰관(12명)과 박사(15명)는 모두 남성으로 표현됐다. 또 기술자는 22명중 21명이, 지질학자 14명중 12명이 남성으로 직업에서의 고정적 성역할 개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과학자=초등 교과서에는 여성 과학자가 등장하지 않으며, 중학교와 고교 교과서에 유일하게 소개된 여성 과학자는 마리 퀴리(중학 교과서의 경우 4종 중 1종에만 2회 출현)였다. 고교 물리 교과서에는 마리 퀴리 외에 마이트너와 졸리오 퀴리를 여성 과학자로 소개하고 있으며 4종 중 1종은 여성 과학자를 한 번도 제시하지 않았다.
과학관련 진로 소개=초등 6학년 2학기 ‘일기예보’ 단원에 기상청 연구원으로 남성과 여성이 각 1회 제시되어 있으며, 중학교 1학년 교과서의 경우 광섬유와 첨단과학 분야를 소개하면서 연구원으로 등장한 인물이 남성, 지질학 소개에 등장한 6명의 지질학자도 모두 남성으로 표현됐다. 중3 교과서의 맞춤의학과 유전병 치료에 응용하나는 단계에 등장한 과학자도 남성으로 표현됐다. 고교 교과서는 과학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분야가 소개되어 있는 편으로 남성이 19명, 여성이 7명으로 남성이 2.7배 많이 등장했다. 그러나 물리교과서는 여성이 단 한명도 등장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