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사설 입시학원에서 학교와 교원을 폄하하는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경기도 모 지역의 입시학원이 학교와 교사를 임의로 평가한 자료집을 학부모들에게 배포해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일종의 괴문서를 유포해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반사이득을 취하려 한 비겁한 작태다. 이와 관련 교총은 해당 입시학원을 상대로 학교와 교원에 대한 명예훼손 그리고 학교 시험지를 자료집에 무단 게재한 데 대해 저작권 침해로 고발할 방침이다. 관계당국에서는 엄정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학교와 교원이 사설학원의 평가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사실에서 새삼 우리사회의 학교를 바라보는 시각을 돌아보게 된다. 지난해 학부모들이 무릎 꿇린 교사 사건이라든지 최근의 모 사립재단 이사장의 학교장에 대한 몽둥이 폭행사건 등은 교권침해 뿐만 아니라 교원 경시풍조가 얼마나 심한가를 보여준 사례다.
입시학원들은 그동안 공공연히 학교와 교사의 교육방법이나 내용을 불신하게 만드는 표현을 홍보 팸플릿이나 학부모 상담과정에서 거론함으로써 공교육을 폄하해 왔다. 그러나 학교는 지덕체를 함양하는 전인교육의 장으로 지식교육만을 가르치는 입시학원과는 엄연히 다르다. 이번에 물의를 빚은 입시학원의 자료집에 학교별 교과목 교사의 수준을 나열하고, 시험문제의 유형과 난이도를 분석하면서 학원 수강 시에 고득점이 가능하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입시 위주의 교육에 함몰되어 있는 우리교육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금할 수 없게 한다.
사교육 과잉으로 자기 주도적인 학습 능력과 창의력을 상실해 국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고, 사교육비 부담은 교육 기회의 불평등과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교육당국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공교육을 바로세우는 일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