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경 강원발전연구원은 최근 ‘효율적인 교사수업행동과 교사평가제도에 관한 연구’ 보고서(교총 한국교육정책연구소 지원연구)를 통해 “교사와 학생은 수업을 평가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학생이 교원평가에 참여할 경우 이러한 점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연구원은 강원도 내 중학교 교사 40명과 학생 440명을 대상으로 수업만족도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만족도를 5점 척도로 답하게 한 결과, 교사들은 수업 준비부터 수업 후 학업 평가에 대한 ‘자기 평가’에 대체로 만족하지만, 학생들의 만족도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자의 요구와 특성을 고려하는가’ 질문에 교사들의 평가는 평균 3.79점이었지만 학생들은 2.95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교사들은 ‘수업 중 학생에 대한 존중과 신뢰를 표현하고 있다’는 항목에 평균 4.03점으로 높은 점수를 준데 반해 학생들은 평균 2.91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학생들이 학습방법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는 항목에 대해서도 교사들은 3.63점, 학생들은 2.73점으로 집계됐다. 한편 ‘학습부진아를 대상으로 한 보충학습과 영재학생의 심화학습’에 대한 만족도에서는 학생 3.30점, 교사 3.00점으로 오히려 학생들의 평가가 높았다.
보고서는 ‘교사가 수업에서 학습자들의 요구 및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는지’, ‘구체화된 개별학습 전략을 모색할 줄 아는지’, ‘평가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교원평가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이 수업에서 교사에게 기대하는 바를 교원평가 준거요소로 삼는다면 교사가 수업에 필요한 요건들을 연구하고 개선해 수업전문성을 높일 수 있고, 이것이 곧 교사평가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황 연구원은 “평가자의 주관적 견해가 개입될 수 있는 학생에 의한 교사평가는 수업에 대한 만족도 조사 이상도 이하도 아니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학부모가 평가자로 선정되는 것은 교원평가의 목적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원은 “현재의 교사평가는 근무성적평정에 불과해 전문성 신장이라는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수업의 질적 개선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수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이 평가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