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협상이 2일 타결됐지만 초중등 교육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고, 고등교육과 성인교육 분야에서의 변화도 미미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2일 늦은 밤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공공 서비스와 문화적 요소는 보호하되 산업적 요소는 과감하게 경쟁 무대로 나가야 되는 데 교육, 의료 시장이 개방되지 않아 아쉽다고 밝혔다.
이보다 몇 시간 앞선 2일 오후 5시 이병헌 교육부 국제교육정보화국장은 “미국도 초중고 공교육은 개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이번 협상서도 서로 포괄적인 유보를 해 새로 문을 연 것은 없다”며 한미간 FTA 체결로 인한 초중등 교육에서의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SAT(미국 수학능력시험) 등 테스팅 서비스에 관해서는 ‘지금 규제가 없더라도 교육정책에 따라 규제할 수 있는’ 미래 유보 조항을 적용해, 국내 대학 입시용으로 SAT를 활용할 수 없도록 했다. SAT는 지금도 국내에서 마음대로 응시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한 외국 대학 진학이 가능하다.
2008학년도 입시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KU' 특별전형을 신설해 SAT점수를 활용하려던 고려대는 지난달 교육부의 ‘자제 요청’ 공문을 받고 외국에서 고교를 2년 이상 다닌 학생에게만 적용한다고 계획을 수정했다. SAT를 전형 자료로 활용하는 연세대의 언더우드 국제 전형도 초중고교 12년을 모두 외국에서 마친 경우에만 해당된다.
지금은 학점 교류하는 외국 대학에서 취득한 학점 절반만 인정받지만 앞으로는 전부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은 협정 체결로 인한 차이점이다.
국내에 외국 대학 분교를 설립할 경우, 비영리법인에게만 허용하고 이사회 구성, 설립 기준, 교원 신분 등은 국내 사립학교법이 정한 요건을 따라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미국 입장에서 볼 때 한국에 학교를 설립하는 것보다 유학생을 유치하는 것이 더 경제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교육 개방에 소극적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 유학에 소요된 비용 33억 달러 중 20억 달러가 미국에 뿌려졌다.
교총은 “초중등 교육이 개방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국내 대학 입학생 선발과정에서 SAT가 활용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4일 논평했다.
아울러 “교류하는 외국 대학에서 취득한 학점을 100% 인정키로 한 것은 우리 대학의 국제 경쟁력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대학평가등을 통해 부실 수업이나 교육비 부담 등의 부작용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