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수많은 선생님들에게 교육 현장의 디딤돌이 되어 이모저모를 전해준 한국교육신문의 46회 생일을 축하한다.
매 주 집으로 배달되는 한국교육신문은 무척 기다리게 된다. 특히 그 중 ‘우리말 토박이말’ 코너는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기에 가장 좋은 코너로 매 호마다 ‘토박이말’을 무엇을 가리키는 것인지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공부한다. 아이들도 이 코너를 무척 좋아하며, 내가 신문을 들고 나타나길 기다린다.
이러한 한국교육신문과 나와의 인연이 참으로 뜻 깊은 일이 있었다. 삼년 전 학교에서 독서퀴즈 대회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한 적이 있었다. 그 때 황선미님의 ‘마당을 나온 암탉’과 이금이님의 ‘너도 하늘말라리야’라는 동화책에서 독서퀴즈를 출제했다. 그런데 2편의 동화를 읽는 동안 정말 재미있고, 행복했다. 나도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렸던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서른다섯을 넘긴 늦은 나이에 동화 공부를 하게 됐다. 학교를 마치고 늦은 시간 서울로 가서 동화공부를 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을 거의 자정이었다. 잠을 조금 자도 피곤하지 않았다. 동화를 읽고 공부할수록 매일 아침에 떠오르던 해, 스쳐가는 바람, 새 우는 소리, 아이들의 재잘거림도 고맙고 정다웠다.
작년 여름 방학 학교 근무를 마치고 운동장을 나오면서 어디론가 달려가고 싶었다. 결국 나는 차를 몰고 강원도 태백시에 있는 구와우 마을로 6시간에 걸쳐 달렸다. 구와우 마을은 소피아 로렌 주연의 영화 ‘해바라기’처럼 광활한 해바라기 꽃밭이 조성되어 있는 곳이다.
해바라기 꽃밭에 도착하니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6시간에 걸쳐 갔지만, 그 곳에 머문 시간은 30여분정도. 그러나 그 때 본 해바라기들은 나를 떠나지 않았다. 내가 가는 길에서 잠자리에 누운 천장에서 언제나 해바라기는 가슴속에 피어있었다.
그 해바라기들은 자꾸만 내게 말을 걸었다. 결국 구와우 마을의 해바라기는 주인공 동희와 엄마를 만나 ‘해바라기 도둑’이라는 동화로 탄생했다.
동화‘ 해바라기 도둑’을 쓰면서 나도 주인공 동희와 엄마처럼 가슴앓이를 했다. 원고의 마침표를 찍고서도 나는 한동안 ‘해바라기 도둑’을 가슴에 안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국교육신문사에서 실시하는 ‘교원문학상’이라는 게 떠올랐다. 나는 ‘해바라기 도둑’이란 동화를 ‘교원문학상’에 응모했다.
12월 늦은 오후, 손 전화에 02로 시작되는 서울 번호가 떴다. 전화는 신문기자라는 남자분의 목소리였다. “선생님, 교원문학상 ‘해바라기 도둑’ 당선입니다. 축하드려요!” 그 순간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이제 해바라기는 구와우 마을에 핀 것보다 더 넓고 큰 꿈을 주었다. 한국교육신문사는 내게 ‘동화작가’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아주었다.
며칠 전, 인터넷 서점을 검색하다가 내 이름을 쳤다. 내 이름을 달고 ‘해바라기 도둑’이란 책이 떠올랐다. 정말 기뻤다. 뒤돌아 생각해 보면 한국교육신문사는 내게 동화작가와 책 출판이라는 두 가지 큰 선물을 준 것이다. 앞으로 남은 교직 생활 동안 더 많은 이야기 거리를 만나 멋진 동화를 쓰고 싶다. 또한 한국 교육신문사도 더 많이 발전하여 좋은 교육 소식을 전해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