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이면 2주간의 연수를 마친 55명의 공모 교장 후보자들이 시범학교 교장으로 임용된다. 교육부는 당초 62개 교장공모 시범학교를 지정했지만 7곳에서 후보자를 선정하지 못하거나 지정을 철회했다. 그 외 나머지 학교에서도 공모 과정서 숱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 중 15년 이상의 교직경력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내부형 공모제 시범학교로 지정돼, 심사 과정의 불공정성 문제로 여론의 도마에 오른 정읍시 산외초의 사례를 21일 공병익 교장(62)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알아봤다. 38년간의 교직생활을 마치고 이달 말 정년퇴직하는 공 교장은 공모 과정의 실상과 문제점을 토로했다.
한편 12개 시범학교를 대상으로 한달 간 심층 조사 한 교총은, 조만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부 취지대로 유능한 교장을 공모할 수 있었나
"1,2차 심사에는 참여하지 못하고 3차 학운위 심사 때 5분 정도 면접한 것밖에 없어 후보자의 능력을 잘 알 수 없었다."
-한 후보가 심사과정의 공정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어떻게 처리 됐나
"결과적으로 아무런 반응 없이 유야무야 된 상태다. 후보가 학운위원들에게 이의제기 했으나 반응이 없자, 학교장에게 문제 제기했고 나는 도교육청 관계자들에게 질의했더니 교육부로부터 지시받은 바 없어 처리를 못하니 교장이 알아서 하라고 해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교장 권한이 이렇게 센 줄 처음 알았다."
-전북 4개 공모학교 중 2곳은 시범 운영이 취소됐다. 논란 많은 산외 초는 왜 취소되지 않았나="심사과정서 문제가 생긴 정산중학교와 유력 후보의 소개서가 부풀려진 것으로 판명된 칠보고는 공모학교 지정이 철회됐다. 본교를 포함한 초등 두 곳은 강행됐지만 이유는 모르겠다."
-심사위원은 어떻게 구성 됐나
"학부모, 교원, 지역인사, 교육 권위자로 심사위원을 구성하자고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학운위가 학부모 5명, 교원 3명 등 모두 8명의 심사위원을 구성했다. 그 중 학부모 위원 4명이 산외 초에 근무한 적 있는 후보의 제자 부모들로 구성돼 논란이 일었다."
-교장의 전문성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나는 38년간 열심히 교직 생활해 교감, 교장 자격증 받았다. 그러나 공모교장 선정은 인정에 따라가지 학교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었다. 동일한 심사위원들이 1,2차를 심사했는데 2명의 위원들이 한 후보에 100점씩 몰아줘 3차 심사는 변동의 여지가 없었다."(산외초는 1,2차 심사와 3차 학운위 심사 점수를 합산해 교장후보자를 뽑았다)
-교장공모제가 확대 돼야 하나
"훌륭하지만 벽지점수 없고 연구학교로 지정 안 돼 교장 되지 못한 선생님들 많이 계신다. 하지만 공모제 실시해 보니까 이런 분들에게 길이 열려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학연, 인맥, 지연이 동원되고 심지어 돈 주고 사도 아무렇지도 않게 돼 있다. 민원이 들어와도 제재를 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하더라. 공모를 하려면 교육부에서 평가, 심사, 위촉해야 한다. 교육청과 학교서 교장을 공모하니 교장과 학운위원, 후보 간, 지역 간 갈등이 너무 심각해 졌다. 감정의 골이 너무 커 지역 화합 차원서 바람직하지 않다. 평교사에서 공모 교장이 된 경우, 원직으로 복귀하는 것도 문제가 될 것이다."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의 반응은 어떤 가
"강제로 떠밀려 공모학교로 지정돼 학부모들은 좋아 하지 않는다. 교감 선생님은 내신을 내 다른 학교로 가게 됐고, 교사 한 명도 전근을 희망했지만 정기인사철이 아니라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