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대통령상을 차지한 변광태 교사는 “교실수업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교사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변 교사의 학습자료는 멀티미디어 자료에 국한되기 쉬운 생물 및 지구과학 분야를 학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료제작에 꽤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 같다.“3년 전부터 ‘해안에 대해 아이들과 같이 공부하면 좋겠다’ 마음먹고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기 시작했다. 우리 학교가 태안 바닷가 근처다 보니 해안 탐구활동을 종종 나가곤 한다. 우리나라에는 총 130여개의 해안사구가 있는데 그 중 30여개가 태안군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정작 아이들은 해안사구에 대한 이해도 낮고 거기에 살고 있는 동·식물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해안사구는 폭풍과 해일로부터 해안을 보호하고 지하수를 보호하는 역할도 하는데 최근에는 개발로 인해 많이 훼손되고 있다. 아이들에게 탐구능력은 물론 자연보호 의식도 길러주기 위해 자료를 제작하게 됐다.”
-준비과정에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동물들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는 것이 특히 힘들었다. 원래 사진과 영상 제작에 관심이 많았지만 이번 자료를 만들면서 사진을 수천장 넘게 찍었다. 평상시에는 수업 때문에 시간을 낼 수 없으니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 집중적으로 찍어야 했다. 특히 밤늦은 시간까지 기다린 적도 있었고 날씨 때문에 촬영에 지장을 받은 적도 많았다.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표범장지뱀, 금개구리, 개미귀신 등 다양한 동물을 비롯해 갯방풍, 갯메꽃과 같은 식물도 자료에 담았다. 찍어온 사진으로 수업동영상도 만들고 해설이 필요한 부분에는 직접 더빙도 했다.”
-수업에 적용했을 때 학습효과는.“해안사구에 대해서는 기존 자료가 거의 없다. 인터넷으로 찾아봐도 텍스트자료 몇 개가 전부다. 실물을 보여주면서 수업하다보니 아이들도 쉽게 배울 수 있었다. 직접 바닷가에 나가서 해안에 서식하는 식물들을 직접 캐보기도 했는데 해안 생태에 대한 이해가 훨씬 빨랐다. 인근 태안해안국립공원에 있는 자연해설사들이 ‘어떻게 너희처럼 어린 학생들이 우리보다 해안사구에 대해 더 잘 아느냐’며 깜짝 놀란 적도 있다. 수학여행을 제주도로 갔더니 아이들이 해변을 걸으며 수업시간 때 봤던 식물들을 찾아내고 이름을 맞추기도 했다. 호기심을 갖고 탐구력을 넓혀가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느꼈다.”
-앞으로 더 연구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해안 사구에 서식하는 식물들을 심도 있게 연구해보고 싶다. 희귀한 생물이라고 알려지면 사람들이 앞다투어 찾아다녀 오히려 멸종 위기에 처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했다.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환경의 식물들을 관찰하고 이것을 어떻게 보호하고 보존할 것인지도 살펴볼 생각이다. 교사들의 연구는 연구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학생들과 수업하는 방법을 찾을 때, 아이들에게 올바른 자연관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