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소득이 높고 부모의 학력이 높을수록 학생의 공부시간과 과외시간, 학업성적은 높아지는 반면 학교에 대한 인식이나 학교와 관련된 사람들과의 관계는 부정적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곽수란 나주대 교수는 9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제4회 한국청소년패널학술대회에서 ‘청소년의 학교적응도 종단분석’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곽 교수는 “학업활동에 대한 가정의 지원이 학생들에게 압력으로 작용해 학교 구성원과의 상호작용이나 학교와 관련된 요인에는 부정적 영향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는 중학교 2학년생이 고등학교 2학년으로 진학한 후 두 시점의 자료를 종단 분석한 것이다. 두 시점을 비교해본 결과 공부시간, 과외시간, 학업성적, 정의적응(학생의 정서적 적응)은 중학교에서 더 높은 반면, 공부시간과 사회적응(학교생활과 관련된 사회적 적응)은 고등학교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곽 교수는 “교사, 친구 등 학교 구성원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사회적응은 중학교보다 고등학교에서 더 높아지지만 교칙 적응, 학교 및 학업에 대한 흥미를 나타내는 정의적응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면서 “이는 대입준비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고등학생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교사와 친구의 노력이 엿보이는 동시에 고등학생들이 많은 시간을 학업활동에 쏟으면서도 대입 스트레스 때문에 학교나 학업에 대한 인식은 더 부정적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곽 교수는 “중학생과 고등학생 모두 학업정도가 학교적응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는 학교가 학생들의 학업정도에 절대적인 가치를 두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사회자본·학업성취, 심리·자아, 집단 따돌림·정신건강, 진로 등 총 9가지 주제 아래 다양한 연구발표가 진행됐다. 2003년부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진로·일탈·여가 등을 주제로 시작한 한국청소년패널조사는 현재 중학교 2학년 패널은 4차년도까지, 초등학교 4학년 패널은 3차년도 자료까지 구축이 완료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