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총(회장·허기채)과 충남교총(회장·김승태)은 23일 오전 ‘학생수 기준 교원 배정에 반대’하는 해당 지역 교직원의 서명부를 교육부에 전달했다. 지난달 12일부터 한 달 동안 서명에 참여한 교원들은 전북 473개 학교 1만 3558명과 충남 302개 학교 6086명이다.
◇두 지역서 1만 3558명 서명=양 교총은 “학급수에서 학생수 기준으로 교원 배정 방식을 변경할 경우 특별·광역시는 더 많은 교원을 배정받지만 소규모 학교가 많은 농산어촌 지역은 더 적게 배정받아 복식수업, 상치교사, 기간제 교사 증가 등으로, 도농간 교육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 교총은 “농산어촌 지역에 대해서는 별도의 교원 배정 기준을 적용하라”고 교육부에 요구했다. 아울러 “교원 배정 기준을 서둘러 변경하지 말고 교육부, 교원단체, 교육청, 시도교육위원회, 교육전문가, 학부모 대표 등이 참여한 협의기구를 설치해, 교육구성원들이 공감하는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해, 2009년부터 적용하자”고 주장했다.
◇교총 실태 조사=교총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내년도 교원 가배정안에 대한 소규모 학교 교원들의 우려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 함안의 A초등학교는 “학생수 기준 교원 배정을 강행할 경우 농산어촌 지역의 모든 소규모 학교는 몇 년 이내에 통폐합돼 사라지고, 학교가 없어지면 인구마저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을 제출했다.
서귀포시 B중학교는 “농어촌 소규모 학교로서 순회, 겸임교사가 많은데, 학생수 기준으로 교원을 배정할 경우 내년도 담임 배정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부산의 C 여중은 “내년도 교사 두 명이 줄어들어 상치교사 문제가 심각하게 됐다”며 “학생수 기준의 교원 배정 방안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서명부 전달’ 충돌=한편 23일 오전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민원실에서 교총과 교육부 관계자들 간에 서명부 접수 여부를 두고 충돌이 있었다.
전북교총 허기채 회장과 이상덕 정책실장, 충남교총 이홍우 사무총장, 한국교총 백복순 정책본부장 등이 서명부를 전달하는 장면을 본지 사진기자가 취재하자 김 모 교원정책과장이 “초상권 침해”라며 서명부 접수를 거부했다고 교총 관계자들이 밝혔다.
학생수 기준 교원배정으로 인한 순회교사의 어려움, 교감 수 감축으로 인한 농어촌 지역의 어려움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김 과장은 도교육청 장학사에게 전화하고, 지도를 가져오게 하는 등의 행동으로 교총관계자들을 자극했다.
교총 관계자들이 일어서서 서명부를 전달하려하자 “일어서서 받아야 합니까?”로 맞서 양측간에 설전이 오갔다. 급기야 이상덕 정책실장이 상자 속의 서명부를 테이블에 뿌리고 퇴장하는 사태로까지 발전했다.
교총 관계자들은 “여론을 전달하기 위해 먼 곳에서 올라온 민원인들에게, 교육부 관료가 이렇게 고압적일 수 있느냐” “부총리를 대신해 민원을 접수하면서 초상권 침해를 이유로 접수를 거부할 수 있느냐”며 항의 공문을 발송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서명부는 접수했고, 사진을 찍어 보도하려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지도와 데이터를 가져오게 한 것은 자료를 보고 설명하기 위해서 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