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사퇴한다고 끝날 일인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 홈페이지 등에는 성탄절인 25일에도 교육부의 무사안일과 책임회피를 성토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항의성 글들이 쏟아졌다. 평가원 홈페이지에는 “평가원의 자존심과 학생의 인생 중 무엇이 더 중요한 가”라거나 “이의심사위원 11명 중 1명만이 외부 인사라니, 폐쇄적 이의심사가 문제를 키운 것 아닌가” 등 평가원을 비꼬는 글들로 도배되었다.
평가원은 24일 물리Ⅱ 복수 정답을 인정함으로 인해 등급이 바뀌는 수험생이 1016명이라고 밝혔다. 큰 변동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태는 그리 간단치 않다. 물리Ⅱ를 선택한 학생들의 성적이 상향 조정되면서, 과학탐구 영역 중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을 선택한 수험생들이 ‘역차별’을 받을 수 있고, 여기에 문・이과 ‘교차지원’ 제도까지 감안하면 얼마나 많은 수험생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인 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강정 평가원장은 이날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교총도 논평을 통해 “평가원이 문제 발생에 안이하게 대처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수능시험의 출제, 관리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하여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교육부에 대한 비난도 거세다. 복수정답이 인정된다고 발표한 24일 교육부총리가 아닌 차관이 대신나서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한 점이 도마에 올랐다. “수능이 끝나고 한 달이 넘은 늑장 대응으로 대혼란을 초래한 것은 교육부의 책임이 큰데 수장이 책임지는 자세조차 보이지 않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것이 골자다.
교육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 하나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이명박 당선자 측에서 ‘교육부 폐지론’까지 제기하고 있는 마당에 문제가 발생해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 교육부라니…. 정말 없어져도 할 말이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