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에 대한 지난달 23일 국회교육위 국정감사는 분규를 겪고 있는 상문고 사태 해결방안을 놓고 국감시간 절반을 할애하는 등 지리한 공방전이 이어졌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의원들은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상춘식 전 이사장의 부인인 이우자 현 상문고 이사장 등 내분사태와 관련된 상문고 및 시교육청 관련 증인 13명을 번갈아 불러 세워 이사장의 사퇴를 한 목소리로 촉구하는 등 맹공을 퍼부었다.
이재오의원(한나라)은 이 이사장에게 "이사장이 없더라도 학교가 잘 돌아가지 않겠느냐"며 이씨의 용퇴를 주문했고 같은 당 조정무·현승일의원, 자민련 조부영의원도 "학생들을 위해 그리고 학교정상화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학교를 떠날 용의가 없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설훈의원(민주)은 "상문고 전 이사장인 상춘식씨가 횡령한 돈 가운데 골프장 임대료와 횡령금에 대한 이자 등이 변제되지 않았다"며 "새 이사 선임의 조건인 전액 변제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상씨의 친·인척이 관선이사 체제의 뒤를 이어 현재의 이사진으로 앉은 것은 법 이전에 상식 밖의 문제로서 원천무효"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이사장은 "(교육청과 상문고간에 현 이사진 진퇴여부를 둘러싸고 진행중인 소송에 대한) 법원판단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면서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권철현의원(한나라)은 "교육청과 상문고 현 이사진간에 진행중인 소송에서 교육청이 패소할 경우 유인종교육감이 사퇴할 용의가 없느냐"고 묻고 유교육감이 묵묵부답하자 "이 나라에는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교육감은 "최선을 다하겠으나 사립학교법 개정 없이는 상문고 사태 해결이 어렵다"고 비켜갔다.
새로운 사실도 나왔다. 한나라당 김정숙의원은 "이우자씨는 지난 86년 미국으로 이민을 가 98년 10월31일자로 주민등록이 말소됐다"며 "국내주소도 확인할 수 없는 사람이 분규사학의 이사장에 취임한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상문고에 이어 실업계 고등학교 위기, 제2외국어 선택을 둘러싼 문제점 등에 대한 질의가 계속됐다. 임종석의원(민주)은 "실고는 지원학생의 급속한 감소와 제적·휴학 등 재학생의 학적변동 사례가 급증하면서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다"며 "교육청의 실고 대책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재정의원(민주)은 "제2외국어의 일본어 선택이 급증, 과원교사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며 이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다. 이의원은 또 "시교육청은 과원문제 해결을 위해 부전공 연수를 하고 있지만 이같은 단기간의 연수만으로는 전문성이 필요한 언어 습득이 불가능하며 이는 학생들의 학력저하로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한편 의원들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러브호텔 등 학교주변 유해업소에 대한 정비도 주문했다. 이재오의원이 "송파구 방이동 방이중 주변에는 호텔·단란주점 등이 밀집해 있는데 계속 유해업소 승인을 해주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이상갑 교육정책국장은 "철저한 심의를 거쳐 교육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업소의 난립을 막겠다"고 답변했다.